2017년 8월 10일 목요일

숫자는 현실

어떤 정책에 대해서 돈 얘기를 하는 것이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어서라거나
자본주의 노예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현실이 돌아가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숫자를 들이밀면
'나라가 살기 좋게 바뀌는데 그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냐' 고
무턱대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숫자를 뜯어보고 숫자로 반박해야 할 것이다.

얼마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물으면
아니다 얼마가 필요하다. 어떻게 조달할 것이다 라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

반박하는 측에서 숫자를 들이미는데
얼굴을 들이미는 대응은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연설'할 것이 아니라
TV나 SNS에 안 보여도 좋으니 숫자로 설득해야 한다. 좀더 공부해야 한다.

정책 폭탄을 쏟아내서 사람들이 진절머리 나게 할 것이 아니라
개별 정책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이 정부는 확실히 과속하고 있다.
'이전 정부들이 모르고 싫어서 안 한 게 아니다' 라고 한번쯤 생각해봐야하는데
'이전 정부는 적폐여서 할 수 있는데 안 했을거야' 라고 추측하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주는 소통은 과잉 소통이다.
촛불이 들고 일어나 박근혜를 탄핵시켰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고대 아테네로 돌아간 것이 아니다. 비상식을 몰아내는 역할을 넘어서, 찬반이 있는 의제에 편가르기를 해선 안 된다.
입법부인 국회의원들과 행정부가 '찬반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책결정의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지지자들만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정부정책들은 주식시장 참여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테마를 좋아하는 주식시장에서 이번 정부의 수혜주를 거의 찾지 못 한 것은 (풍력 테마 정도?)
상장된 2천여개의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군이기 때문이다.
이 정부 기준으로는 모두 기득권이다.
이번 정부에서 기득권은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요구받고 있다.

대기업 모임에 오뚜기를 정치적인 의도로 포함시켰지만, 오뚜기 역시 기득권이다.
이 정부는 임금과 세금 측면에서 Cost만 얘기하는 정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득될 것이 없는 데다, 100일도 안 되는 시점에 모든 것을 뒤바꿔버림으로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낮추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글로벌 활황, 오랜만에 상승한 코스피에 찬물을 이미 어느 정도 끼얹었고, 이대로 가면 얼음물을 들이붓는 수준이 될 것이다.
선진국이 통화정책, 재정정책, 세금우대 등으로 헤롱거리는 선수에게 영양제를 꽂아주는 시대에, 왜 우리나라만 이런 체력 테스트를 해야 할까.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명확한 답이 잘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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