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30일 월요일

2019년 복기




출처: 키움증권 서상영님


연간 업종별 수익률.



여태 한 번도 매매를 복기한 적이 없는데, 그동안은 자산 규모도 작았고 7년간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 시장에 별 crash가 없었고 luck이 따라준 듯.

올해는 두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음.
1. 의미있는 자산으로 손실을 기록했고
2. 해외주식 계좌를 처음 오픈했음



시장 리뷰.
올해는 트럼프의 trade talk에 따라 위든 아래든 엄청난 변동성을 보여준 한 해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 였음.
이 말을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었는데, 걱정의 벽이 수급이 비었다는 뜻임을 제대로 느낌.


주요 분기점은
1) 1월3일 애플의 가이던스 하향과 이 직후부터 시작된 IT 랠리
2) 5월5일 관세율 상향 tweet (아시아장 월요일부터 폭락하며 반영)
3) 7월1일 한일 갈등 본격화. (아베의 IT소재 수출 규제)
4) 8월1일 추가 관세 부과
5) 10월11일 류허 방미, trade talk에서 small deal 도달
6) 12월13일  phase 1  deal 공식화.


주요 분기점에서 보여지는 뉴스 flow는 부정적인 것이 많은데
미국 증시는 올해 YTD +30%를 기록했다는 것은,
사실 trade talk은 노이즈였고  미국 증시는 상당히 강한 힘이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
이걸 11월쯤 깨달았고,  전체 판세를 잘못 읽고 손실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

두번째는 한일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정부가 완전 꼴통이라고 너무 심하게 생각한 것.
국내 정치로는 여전히 삽질이 계속되고 있지만  외교는 결국은 어느 정도 되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증시, 정세를 잘못 읽은 것 일단 반성.



내년을 넘어가면서 정립해야할 원칙.


1. 확신이 있으면 훨씬더 과감해라

2018년까지의 경험을 기반으로,  확신 있는 종목에 크게 베팅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2019년은 그 원칙을, 훨씬 과감하게 지켜야한다는 걸 깨달았음.
인생에 버퍼를 마련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확신 있는 종목을 여러번 나눠 사겠다는 마음이 결국 18년의 수익률도 낮추었고, 19년의 손실을 초래했음.  확신있는 종목은 그냥 엄청 많이 사야함. 확신 있는 종목은 1년에 2-3개 나오기도 힘들기 때문에, 타이밍을 망설이다가 가격이 오르면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꼴이 됨.
돌이켜보면 그만큼 내 확신의 강도가 약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런 정도로 계속 매매하면 대단한 부를 축적할 순 없음. 확신이 좀 생기면 엄청 deep dive하고 많이 살 수 있어야 함.




2. 이벤트를 보고 들어간 매매와 가격을 보고 들어간 매매를 철저히 구분할 것.
해외 계좌 오픈하고 자유롭게 매매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임.
가장 안 좋은 것이 '비자발적 장기투자'가 되는 것인데,
이벤트를 보고 들어가서 가격을 보고 홀딩하는 것. 그 반대도 마찬가지.

한국 계좌 종목 회전율이 묶여 있다보니  그 반발심리로 미국 계좌에서 더 활발한 매매를 하게 되었음.
이에 더해 올해 증시의 일간 변동성이 크다보니 시장 방향성을 daily로 맞춰서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가 발생.
5월 급락에서 큰 손실을, 8월 급락에서 VIX로 수익으로 잘 연결시키고 나서
시장의 위아래 방향성을 맞추는 매매를 4개월간 했는데,

올해는 trade talk tweet 한 방에 급등락을 했고,
6월에 G20, 9월에 관세부과, 12월15일까지 관세부과, 11월 16일 APEC 예정, 및 취소
등 기간이 정해져 있는 trade talk 관련 이벤트 데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매매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있었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

문제는 trade talk이 깨질 것이라는 가정으로 10월 15일이라는 기간을 맞춰놓고 vix를 잡았는데, 10월11일에 류허가 워싱턴에서 phase1 에 합의했다는 뉴스를 듣고도 인정하지 못 함.
이게 deal이 된거라고? 현실 부정.  이벤트 데이에 이벤트 발생했는데 가격보고 존버.

반면 종목 베팅에 대해서는 가격을 정해놓고 내가 만족한 가격이면 왕창사야되는데,
분기 실적 보고 사자든지, 매크로 뉴스 보고 사자든지 하면서 가격 매매를 해야할 걸
캘린더를 정해놓고 매매했다는 것.  양쪽 다 큰 실수이고, 실제로 대가를 치룸.




3. 매매를 해야할 때와 하지 말아야할 때를 구분해라

VIX와 TQQQ로 매일의 상방 하방을 맞추려고 하다보니, 뉴스플로우나 가격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게 됨.  매매를 하지 말아야할 때조차 너무 많은 매매를 하다보니 정작 매매를 해야할 큰 분기점들에서 못 참고 손절하거나 FOMO 했음. 종목은 롱텀하게 들고 가고,
이벤트, 시장 방향성에 대해서는 정해진 원칙을 지켜서 매매를 끊은 다음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줄 알아야 함.


올해 매매할 때도 해당 원칙들에 대해서 어렴풋이 머리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2019년 농사를 망쳐버렸음.  좀더 확실하게 실행할 것.



2020년의 시장 전망은 회광반조.
한국 증시는 본격적으로 뒈지기 전에 한번은 종목장이 올 것 같다.
비관이 지나치면 버블이 끼기 쉬운데, 올해 8월 이후가 그런 상태로 보임.
여기에 수출 경기가 13개월 악화 이후 돌아서기 시작하면 뉴스 플로우도 좋을 것이고
laggard의 catch up 스토리는 언제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5개월은 좋지 않을까.

가장 큰 리스크는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


2020년 말까지 파이썬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
올해 반성한 것을 기반으로 종목과 ETF 매매를 나눠서 제대로 하는 것.

두가지만 달성하면 좋겠다.

2018년 6월 25일 월요일

Willingness와 Possibility

1.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은 것과
할 수 없어서 하지 못한 것.

의지(willingness)의 문제와 실현가능성(possibility)의 문제를 헷갈릴 때 비극이 발생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하에서 이윤극대화 (기업) - 소득극대화 (가계) 를 추구하는 대다수의 경제주체는 거의 항상 '의지'의 문제가 아닌 '가능성'의 문제에 직면한다.

더 벌기 싫어서가 아니라, 더 벌 수 없어서 못 버는 것이다.

매출을 더 올리기 싫어서가 아니라, 판매할 시장을 개척하지 못 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지 못 해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지 못 해서 매출이 더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2. 그래서 기업이 '앞으로 이익률을 올리겠다' 라고 이야기할 때는, 과거에 왜 이익률이 낮았는지, 일시적인 요인이 있었는지, 이윤을 낮춰야할 '의지'가 있었는지 (그런 경우는 Corporate Governance 이슈를 제외하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를 따져 봐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이익률이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낮은' 상태인 기업이고, 따라서 이익률을 올리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불가능의 문제로 결론날 때가 많다.

이익률은 그 기업이 최선을 다해 기업활동을 한 최종적인 결과값이지, 의지를 가지고 컨트롤하는 변수가 아니다.


기업이 마진과 관련해서 의지를 논할 수 있는 경우는 시장의 도미넌트 플레이어가 Market Making을 하는 정도만 가능하다.
이를 테면 삼성전자가 디램 산업에서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M/S war) 마진을 지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2. 노동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이윤 극대화의 과정에서 최적화된 규모의 사람을 고용하고, 최적의 근로시간을 유지하며, 최적의 임금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사람들의 유기체로서 작동하며, 같은 업종을 영위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내는 기업들의 근간에는 결국 인적 자원의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게 몇 명의 키맨일 수도 있고, 회사 전반을 아우르는 이른바 '기업 문화'일 수도 있다.

돈을 버는 기업이 사람을 더 뽑는 것이 한 편으로 의지의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선 가능과 불가능의 문제일 확률이 높다. 최적의 이윤을 찾아가는 측면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3. Willingness 와 Possibility가 애매한 영역은  '착취'(exploitation)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발생한다.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평균 근로시간의 문제는 노동의 '착취'에서 정상적인, 그리고 인간적인 노동 형태로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근로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52시간 근로제는, 기존의 노동시간을 '착취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레토릭은 그러할 것이다.
'일자리 만들기', '소득주도 성장'을 모토로 삼은 경제정책 하에서, 개별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줄이면 기업이 고용을 늘릴 것이라는 단순한 산수를 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

우리는 근로시간을 측정했지만, 근로강도를 측정하지 않았다. 최근 기업들의 대응은 고용확대가 아니라 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Exploitation의 정상화, 기업들의 Willingness 측면에서 근로시간과 고용을 접근했지만, 기업들은 Possibility의 문제로 접근한다. 고정비를 늘리면서 사람을 더 뽑을 수 있는가? 기업들의 대답은 '아니오' '어렵겠지만 더 열심히 해봅시다'일 확률이 높다.


4.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 편의점 본부와 가맹점주의 문제, 마트와 전통시장의 도 마찬가지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협력사들을 '착취'하고, 편의점 본부가 가맹점주를 착취하고,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쫓아낸다고 생각하면, 그 해답은 '상생'이다.

상생이란 키워드를 정책적으로 강조하는 이면에는, 기존의 관계를 착취적 갑을 관계, 상하관계, 대기업의 횡포와 이에 따른 피해자 등으로 규정하는 인식이 깔려있다.

물론  과거에는 꽤 많은 부분이 그랬을 것이고, 지금도 일부는 그럴 것이다. 대금 결제를 미루고, 자회사와 경쟁시켜서 단가를 깎고, 불리한 수수료율을 제시했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중심의 성장과정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관행들이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착취를 문제 삼으려면 Process를 문제 삼아야 한다. 공정하지 못 한 프로세스는 대통령을 바꿀 만큼 다수의 공분을 살 수 있는 주제이다.

착취의 판단 잣대가 겉으로 보여지는 결과물이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이익률은 20%인데 부품사는 7%인 이유는 다 하청업체를 착취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본부만 돈 벌고 가맹점주는 24시간 일하고 월 200을 못 가져간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니 전통시장이 죽었다. 라고 하는 것은 부조리하다.

삼성전자, 현대차와 부품사가 어떤 불공정 계약을 맺었는지,  편의점 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할 때 잘못된 매출 예측값을 제시하진 않았는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죽이기 위한 의도가 있었고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무언가를 제시했는지. 등을 보고 '착취'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5. 돈 잘 버니 니가 더 고용해라, 니가 더 양보해라, 니가 희생해라 라고 강요하는 것은 폭력적이다. 정치는 분명 게임의 룰을 바꾸는 힘이 있다. 게임의 룰이 너무 공격적이고 지협적으로 가면 곤란하다.  프로세스에 대한 룰을 확립해야지, 결과값을 지정하려 해선 안 된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윤 극대화 프로세스를 빗겨나라고 요구받는 순간 기업의 장기적 이익체력은 훼손된다. 기업 전반이 그러한 요구를 받을 때,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는 낮아진다. 갈수록, 이른바 말랑말랑한 주식들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진다. 지금의 주식시장이 보여주는 한국경제의 현실이다.

2017년 9월 13일 수요일

배터리 버블?

성장성이 없는 환경에서는
성장성 있는 산업에 버블을 일으키며 성장성을 만들어내는 게 자본주의의 생리라는
한 매니저의 말. 공감한다.


지금 시장은 연금술과 같은 섹터에 집중하고 있다.
연금술은 쉽게 말해 흔한 것을 고귀한 것으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비록 전통적인 의미의 연금술은 철, 구리를 금으로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풍부한 것'으로 '희소한 것'을 만드는 마법은 언제나 시장에 존재한다.
이 시대의 연금술은 크게 두 가지이다.

지구상 두 번째로 풍부한 규소로 반도체를 만드는 IT.
생산량이 줄어들 줄 모르는 원유를 정제해서 만드는 화학산업.
이 둘이 결합되어 핸드폰에 들어가고, 자동차에 들어가면서(전장) 세상을 바꾸고 있다.
IT의 첨단공정에서 Breakthrough가 화학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가스 형태의 소재, OLED, 온갖 종류의 Film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풍부한 것을 희소하게 만들어내는 기술적 장벽, CAPEX의 장벽, Analog적 축적의 장벽, 수많은 인력이 몸소 쌓아온 체험의 시간들을 존중한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흔한 것으로 흔한 것을 만드는 철강은 싸이클이 있을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덜 흔한 비철을 선호한다)
풍부한 것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유통은 부가가치를 주기 어렵다고 보고,
희소한 것으로 풍부한 것을 만들겠다고 중대형 배터리 산업은 완전히 안 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시장은 배터리 산업을
IT와 화학이라는 두 연금술이 작용하는 콜라보의 끝판왕으로 해석하는 듯하다.
이 부분에서 나는 크게 빗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코발트와 니켈, 심지어 리튬마저 전기차 산업을 발전시키기에는 너무나 희소하다고 생각하며, 기본적인 원자의 속성은 바뀌지 않으므로 실패한 구시대 연금술의 재림일 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굳이 풍부한 자원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을 환경적인 이유로 버릴 것이라면, 더 풍부한 자원을 사용하는 수소차가 결국엔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탄소배출이 싫은 것이지 리튬배터리를 써야하는 건 아니지 않나.
(풍부한 것을 활용하는 태양광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기로 했다)

배터리 광풍이 불편해도 포트폴리오적으로는 대응을 했어야하는 게 매니저의 생리인데
그런 측면에서 반성하며 더욱 공부하기로.



2017년 8월 15일 화요일

물가

물가가 정말로 올라갈까? 믿기 힘들고, 올라간다해도 3%는 너무 높아보인다.

먼저 자백하자면, 아이디어 정리 차원의 블로깅이기 때문에 back data 숫자 제시는 미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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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시장 참여자들의 가장 큰 딜레마는 '다른 건 다 좋은데 물가가 올라오지 않는 것'

연준의 금리 정책은 물가와 가장 크게 연동되기 때문에 이는 곧 정책금리, 장기금리, 시장의 할인율 등 매우 중요한 요소들과 연결되어 있다.

실업률이 아무리 내려가도, 제조업 지표가 좋아져도 (ISM 뿐 아니라 하드데이터인 가동률마저 올라오는 상황) 물가만큼은 올라오지 않는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없다면, 물가는 Cost-Push 관점에서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물가를 올릴 수 있는 두 가지 축은 임금과 원자재로 보인다.


2. 경제를 보는 사람이 물가상승에 이토록 목을 매는 이유는,  제품가가 올라가서 기업들의 이윤추구 행위가 활발해지는 와중에 임금(소비력)이 오름으로써 이를 감내하는 경기 선순환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튀어서 물가는 오르는데 소비력이 감당하지 못 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오길 바라면서 물가를 언급하는 사람은 없다.


3. 그렇다면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이 역시 큰 축에서는 노동생산성과 고용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임금의 결정 체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 논의가 확장되면 최저임금의 필요성과 수준까지 나아가게 된다)

고용시장의 수급 = 노사의 협상력에 의해 임금이 결정된다면, 현재 미국의 고용지표는 (과거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다. 실업률은 4.3%은 이미 NAIRU(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로 추정되는 레벨 (4%중반)을 하회하고 있는데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만족스럽지 못 하다. 그래서 연준은 꾸준히 NAIRU를 낮추고 있다. 자신들이 믿는 경제적 상식이 깨져나가자, 이론이나 데이터를 부정할 순 없고 통계기준을 부정하고 있다.
한 편으로는 데이터를 부정하는 방식도 있다. 실업률을 U-3기준이 아닌 U-6기준으로 보는 것이다. (U-3에 구직포기자를 더한게 U-5, 이에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part-time하는 노동자를 더한게 U-6)  U-6기준으로는 실업률이 더 Historical Low 수준은 아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경제적 신념을 지키고 있다.

이렇게까지 보는 이유는 결국 고용이 더 일어나면 임금이 올라가고, 궁극적으로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믿음이 깨지지 않으려면 구인난에 있는 일본의 임금이 올라줘야 한다. 일본 기업들의 보수적인 성향과 임금의 경직적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아베노믹스가 성공조짐을 보인지 3년차 쯤 되었으면 임금 인상의 실마리가 보여야 한다. (찾아보니 Buy My Abenomics가 '13년9월)
'15년 중순부터 초대기업 중심으로는 임금 인상이 시작되었고, 최저임금도 꾸준히 2-3%씩 올리고 있다.

자세한 데이터는 좀더 찾아봐야겠지만, 아직 구경제의 희망을 버리기는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그 폭은 여전히 매우 미미할 것이다.


4.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보자.
노동생산성은 너무나도 학문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지식 수준에서는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 어렵다.

F=(K,L) 즉, 생산을 자본과 노동 투입의 함수로 본다면
노동생산성을 노동투입량(인원*시간) 대비 제품 산출량 (가격 고려X)

전자의 경우 기술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크게 올라갈 일이 없다. 이를 테면 '90년대중반 이후 나타난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는, 인간의 본질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IT의 도입으로 노동자가 사용하는 기계가 엄청나게 효율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F=(K,L)에서 L의 몫이 아니라 K의 몫으로 노동의 생산성이 올라갔다는 뜻이다.

임금총액 대비 제품판매가 총액(가격 고려 O)
가격을 고려하는 경우 제품 가격에 의해 노동생산성이 왜곡될 수 있다. 또한 임금이 오르면 역으로 노동생산성이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고가 있어서 이 역시 의미있는 결과값을 얻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노동생산성 증가가 임금 증가에 선행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임금이 올라야할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술혁신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자본가 입장에서 설비를 더 사는 것이 합리적이고, 노동생산성은 올라갈지 모르지만 고용은 줄어들 수 있다.

5. 결과적으로 임금이 올라야 물가가 오른다고 가정하고, 임금이 왜 올라야 할까를 고민해보면 큰 명분이 없다. 오히려 정치적인 이유, 노조 단결에 따른 협상력의 이유에 의해서라면 모를까. 그래서 나는 임금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면서 FED를 비롯한 중앙은행이 Tightening을 정당화하려는 모든 시도가 연극처럼 느껴진다. New Normal이 결국 맞고, 구경제와 같은 물가 인상 - 금리 인상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6. 그런 관점에서 Core Inflation을 보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뉴노멀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은 오직 원자재에 의해 발생한다는 생각.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것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를 테면 기술진보에 의한 생산성은 노동력(임금)을 대체할 수 있고, 기계의 혁신과 발명으로 생산성의 증가 = 인플레이션의 억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아무리 위대해도 지구에 존재하는 유한한 원소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원자재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이것조차 자본가의 이윤 극대화 과정에서 생산량을 조절함으로써 일어날 것이다.

6. 경제학에서 물가는 신과 같은 존재이다. 디플레이션이 무서운 것은 모든 심리를 망가뜨린다는 데에 있다. 가격이 더 빠질 것 같으면 소비를 늦추고 생산이 위축된다. 인플레 믿음이 없는 경제는 존속하기 힘들다. 보이지는 않지만, 있다고 믿어야 하는 절대적 존재라는 점에서 물가는 신이다.


7. 물가가 너무 안 올라오니까, 이제는 물가지표가 과연 맞는 것인가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가는 철저히 통계적 관점에서 수치를 작성하는데, 통계는 과거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괴리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삶의 질, 제품의 미묘한 변화, 기능의 추가, S/W적인 부분을 담아내지 못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 아무리 최신 통계라도 너무 옛날 것이 되어버리는 상황에, 물가 바스켓이 몇년 전 것이 아닌지, 이게 제대로 현실 반영을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13년에 GDP추계 방식에 무형자산을 추가했던 것처럼, 그리고 과거에도 물가나 GDP 산출 방식을 바꾸면서 과거 통계들을 다 바꿨던 것처럼 조만간 새로운 통계방식을 적용하려 하지 않을까 (물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2017년 8월 10일 목요일

숫자는 현실

어떤 정책에 대해서 돈 얘기를 하는 것이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어서라거나
자본주의 노예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현실이 돌아가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숫자를 들이밀면
'나라가 살기 좋게 바뀌는데 그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냐' 고
무턱대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숫자를 뜯어보고 숫자로 반박해야 할 것이다.

얼마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물으면
아니다 얼마가 필요하다. 어떻게 조달할 것이다 라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

반박하는 측에서 숫자를 들이미는데
얼굴을 들이미는 대응은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연설'할 것이 아니라
TV나 SNS에 안 보여도 좋으니 숫자로 설득해야 한다. 좀더 공부해야 한다.

정책 폭탄을 쏟아내서 사람들이 진절머리 나게 할 것이 아니라
개별 정책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이 정부는 확실히 과속하고 있다.
'이전 정부들이 모르고 싫어서 안 한 게 아니다' 라고 한번쯤 생각해봐야하는데
'이전 정부는 적폐여서 할 수 있는데 안 했을거야' 라고 추측하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주는 소통은 과잉 소통이다.
촛불이 들고 일어나 박근혜를 탄핵시켰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고대 아테네로 돌아간 것이 아니다. 비상식을 몰아내는 역할을 넘어서, 찬반이 있는 의제에 편가르기를 해선 안 된다.
입법부인 국회의원들과 행정부가 '찬반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책결정의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지지자들만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정부정책들은 주식시장 참여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테마를 좋아하는 주식시장에서 이번 정부의 수혜주를 거의 찾지 못 한 것은 (풍력 테마 정도?)
상장된 2천여개의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군이기 때문이다.
이 정부 기준으로는 모두 기득권이다.
이번 정부에서 기득권은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요구받고 있다.

대기업 모임에 오뚜기를 정치적인 의도로 포함시켰지만, 오뚜기 역시 기득권이다.
이 정부는 임금과 세금 측면에서 Cost만 얘기하는 정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득될 것이 없는 데다, 100일도 안 되는 시점에 모든 것을 뒤바꿔버림으로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낮추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글로벌 활황, 오랜만에 상승한 코스피에 찬물을 이미 어느 정도 끼얹었고, 이대로 가면 얼음물을 들이붓는 수준이 될 것이다.
선진국이 통화정책, 재정정책, 세금우대 등으로 헤롱거리는 선수에게 영양제를 꽂아주는 시대에, 왜 우리나라만 이런 체력 테스트를 해야 할까.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명확한 답이 잘 안 보인다.

2017년 8월 9일 수요일

모든 게 다 잘 될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상식 대 비상식의 프레임에서 탄생한 정부다.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로 시작했고, 후보 시절 키워드도 '나라다운 나라'였다.
그리고 비상식을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자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대통령의 권한을 민간인1인에게 위임한 박근혜씨의 행태는 좌우를 막론하고 모두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비상식적이었고, 박근혜씨를 지지하는 15-20% 국민과 정당을 '적폐'로 규정하는 데에 대부분의 국민은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많은 토론으로 인해 정책 선거를 치룬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문재인 후보는 큰 키워드만 제시하고 나머지 디테일은 허허실실로 일관하는 전략을 펼쳤다. 어짜피  권력을 이양받을 준비가 된 정당은 민주당 밖에 없었다. 문재인은 적을 만들지 않으며 표를 잃지 않으려 했다. 증세를 말하지 않았고, THAAD에 '외교적 모호성'으로 일관했다.
안철수는 너무나 어리숙해보였고, 유승민은 학자 같았으며, 홍준표는 적폐를 끌어안으며 2위를 굳히는 전략으로 출마했다.


그리고 그가 허허실실하며 보여주지 않았던 카드들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정권이 말하는 '나라다운' 게 어떤 건지 3개월만에 폭풍같이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당선 전부터 대책 없는 이상주의자라는 생각은 했지만, 당선 후에도 디테일한 대책 없이 정책 발표를 할 줄은 몰랐다. 동전의 양면 중에 한 면만 이야기 하고 있다.

(전기료 인상 얘기 없는) 탈원전.
(증세 없는) 복지. 를 이야기하다가 결국 '명예과세'라는 해괴한 키워딩으로 증세를 공식화.
(고용환경과 근로의욕, 생산성을 이야기하지 않는) 최저임금 2020년 1만원.
(공급 대책 없는) 8.2 부동산 대책.
(수가에 대한 큰 고민 없는) 건강보험 보장 강화.
완전히 망쳐버린 THAAD 번복 및 외교정책.


( ) 친 부분은 시장경제의 상식이고, 문재인 정부가 말하지 않는 부분이다.
뒤에 부분은 말하기는 쉽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하고자 하는 것이고, 포퓰리즘이다. 선진국은 이렇다더라 하는 고민없는 방향 제시이다.

정확히는 5년 뒤로 미뤄놓았다.
5년간 전기료 인상 없다. 5년간 건강보험 인상률 3% 유지. 5년만 존재할 정부긴 하다.

하나 하나가 사회적인 논의를 거쳐야 할 큰 담론들인데, 이 정부는 디테일도 없이 일단 던지고 본다. 일단 던지고 공론화 하자고 한다. 순서가 뒤바뀌었다.
전문가 의견을 듣고 사회적 합의를 거치고 나서 의사결정을 정부가 해야 올바른 순서다.
의사결정을 먼저 해놓은 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공론화라는 명목으로 정당화시키는 건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박근혜의 진정한 잘못은 문재인 정부에게 '기저 효과'를 제공한 데에 있어 보인다.
뭘 해도 박근혜보다 낫다고 해서, 모든 걸 잘하고 있는 게 아닌데 말이다.


경제적, 외교적 상식 선에서 이해되지 않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정부는 '상식을 지켜달라'는 국민의 요구에 의해 탄생했지만,
너무나도 빠르게 좌우의 프레임으로 옮겨가고 있다.

왼쪽의 말을 들어 정책을 짜고, 오른쪽을 적폐로 규정하고 징벌한다.
(탈원전과 최저임금, 부동산대책이 어디서 나왔지 올라가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 때처럼 기득권, 적폐의 범위가 좁지 않다는 것이다.
'친박' 적폐 세력은 상식선에서 볼 때 이상했다.
그러나 상식 vs 비상식에서는 상식의 편에 섰던 수많은 합리주의, 중도 세력이
지금은 기득권, 적폐의 범위에 들어가고 있다.
지금 징벌 당하고 있는 국민들은 과연 기득권이고 적폐인가?

(안철수가 '극중주의'라는 말도 안 되는 키워드를 꺼내든 것은, 자칭 중도, 합리주의자들이라고 할만한 사람들을 배척하는 정부의 스탠스를 읽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서 점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보인다.

8.2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부부합산 소득 7천만원 이상은 서민이 아니다.
집을 사려는 평범한 30대 부부는 질문을 던진다.
부동산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왜 그래야 하지? 내가 '사서' '사는 곳'이면 안 되는 건가? 왜 임대로 살아야 하는가. 나도 기득권이었나?
좋은 집에 살고 싶은데 내 욕망이 잘못 된건가?


내년이면 평범한 직장인들도 피부로 와닿을 것이다. 뭐가 이렇게 많이 빠져 나가지?
나는 최저임금보다 그렇게 많이 받는 것 같지도 않네.

여기서 건보료를 더 내라니? 나는 병원 한 번 가지 않는데.

면세 대상자가 임금 근로자의 48%에 달하는데, 왜 내는 사람만 더 내는가?

전기를 왜 열심히 아끼고 살아야하는가? 왜 싸게 쓸 수 있는 전기를 굳이 비싸게 써야하는가? 왜 전기로를 돌리면 안 되고, 왜 싼 전기료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가지면 안 되는가?


의사를 차라리 공무원으로 뽑던지, 이게 무슨 의료제도지?



이렇게 흘러가다보면 5년 뒤면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왜 이렇게 됐지?

2017년 5월 7일 일요일

아이유. 버핏.

1. 아이유의 이번 앨범이 부쩍 성숙하고 야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장기하랑 1월에 헤어졌구나.

블랙아웃은 말그대로 술먹고 이성의 끈을 놓고 놀고 싶다는 가사
잼잼은 엔조이..를 연상시키는듯한..사실 엄청 야한 19금 가사라고 생각. 관계에 의미 부여하지 말고, 생각할 겨를도 주지 말고 놀자는...

그리고 사랑이 잘 과 마침표 에서 권태기와 이별을 노래한다.

이런 위험(?)한 가사와 내용을 상큼하게, 높은 음악적 완성도로 담아냈다는 건 아이유의 탁월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멜론에서 아이유의 신보 몇 곡이 '권리사'의 요청으로 재생이 불가능하다
멜론은 곧 로엔이고, 로엔은 과거에도 현재도 아이유의 소속사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재생불가능을 요청한 권리사는 어디인가..


2. HBO에서 방영했던 Becoming Warren Buffett에 한글자막버젼이 유투브에 올라와있길래 보았다.

경제적 해자, 시즈캔디, 코카콜라, 멍거와의 만남.. 그의 투자에 관해 최소한 피상적 수준에서는 많이 접했기 때문에 아주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내가 처음 접한 것은 그의 가족에 관한 사실들이었다. 아주 보수적인 유력가 아버지와 엄한 어머니.
그것보다 훨씬 관심있게  본 것은 수지 버핏에 관한 것이었다.
워렌 버핏은 예상대로(?), 여자친구를 사귀는 일에 능숙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보다 어린 수지를 소개받고 나서는 그녀로 인해 인생의 많은 부분에 변화가 일어난다.
워렌 버핏이 숫자와 일에만 몰두하고 주변의 다른 것들을 챙기지 않을 때, 수지가 그것들을 직접 챙기며 워렌을 보필한다.

더 놀랍게도, 수지와 워렌의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현모양처 같은 이야기로 종료되지 않는다. 수지는 자신의 역할 (버핏의 정신적 지주 역할과 양육)이 어느 정도 완료되었다고 생각하자, 오마하를 떠난다. 1977년부터 별거했다고 하니 무려 40년 전이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의 활동들을 하며 삶을 찾는다.

수지는 계속해서 워렌에게 사회적 환원을 하라고 이야기했으나, 버핏은 복리의 마법을 이야기하며 그 일을 뒤로 미룬다. 사실 세계 최고의 투자가라는 걸 고려하면, 환원을 미룰수록 더 큰 금액을 기부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의 시점에 있어서는 워렌이 옳았다. 그러나 같은 정보를 접하면서도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게임'으로 투자를 인식한 워렌이 사회환원을 하게 된 것은 수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자신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거라며 아스트리드로 하여금 워렌을 돕게 한 수지. 정말 그를 많이 사랑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77년에 오마하를 떠난 것을 보면 자존감도 높았던 훌륭한 여성이다.


내가 워렌과 수지의 이야기에 유독 관심이 가는 이유는, 업무적 탁월성과 행복한 가정생활은 사실 그렇게 잘 맞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Time Consuming이 필수적일 뿐 아니라, 감정적인 노력도 매우 필요하다.
그리고 별개로 업무적 탁월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선 사람들은 Nerd라고 할만한 요소들이 하나씩 존재한다. 너드는 그 정의상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그 탁월한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까지 꾸리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고 부럽다.
탁월성에 반해 다른건 다 감내할 각오가 되어있는 이성을 만나 행복하게 살거나, 혹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이성을 만나 그 Nerdy함을 좀 덜어버리는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거나, 둘다이거나.

적당한 업무능력과 적당한 가정생활을 추구할 것인가.
업무적 탁월성과, 이에 맞는 이성을 만날 운빨을 기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