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세 권의 책 『21세기 자본』『빚으로 지은 집』『저주의 몫』에 대해 짧게 글을 쓰려 한다. 너무나 논쟁적인 책이 껴있는 관계로,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정리한다.
1. Smaller than Marx 『21세기 자본』
먼저 『21세기 자본』(Capital In 21 century: 토마 피케티)에 관한 이야기다.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 그에 이어지는 불평등의 심화라는 글로벌한 경제환경에서 토마 피케티가 던지는 아이디어는 명쾌하다. r>g, 즉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f(자본,노동))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더 부유해지고 노동자들은 더 가난해진다는 것이다. r>g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그가 생각하는 이유는 인구의 성장과 혁신이 모두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쾌한 아이디어를 15년간 모은 방대한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만큼 분명 경제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책이다. 그러나 로렌스 서머스의 서평처럼, 그는 "완벽한 순간에" 불평등을 다뤘다. 탐욕적인 자본가 집단으로 각인되어 있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휘몰아친 이후, 글로벌 저성장이 대부분의 경제주체를 짓누르고 있는 2010년대에 출판된 이 책의 이슈성은 다소 과장된 듯한 느낌이 든다.
이코노미스트 지는 이 책에 대해 "Bigger than Marx" 라고 극찬했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Capital이라는 책 제목이나, 책 내용에서 마르크스의 연구들을 언급한 저자의 의도적인 부분 때문에 저런 평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이해한 마르크스의 문제인식은 생산수단의 박탈이었고, 그의 대안은 생산수단의 공동소유였다. 이는 분명 프롤레타리아 계급에게 매력적인 대안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실험적 체제를 가진 국가들이 건설되었고, 비록 실패했지만 꽤나 오래 존속했다. About what? what to be? How to? 가 모두 갖춰진 잘 짜여진 이론이었다.
피케티의 문제의식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의 수익률 때문에 생기는 불평등의 심화' 였고, 자연스럽게 To be는 불평등의 완화이다. 그가 제시한 how?는 자본세의 부과를 통해 자본의 상대적 수익률을 낮추자는 것이다. 그가 포괄한 '자본'의 구성체들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비판 등 여러가지 통계학적 비판은 차치하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렇다.
현재 불평등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은 궁극적으로 '불평등의 완화'를 꿈꾸는가, 아니면 '내가 저 자본가가 되고 싶다'를 꿈꾸는가? 우리는 '위에 있는 사람들이 미끄럼틀을 타고 주르르 내려오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사다리'를 원하는가? 최소한 나는,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후자를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불만을 가지고 있는 계층에게 피케티의 대안은 마르크스의 그것보다 훨씬 덜 매력적이다. 물론 피케티 스스로가 본인은 경제학자라기보다는 사회과학자로 정의하고 있는 만큼, 그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더 힘을 썼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너무나도 논쟁적인 결론파트를 두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우스울 수도 있지만, 아직은 Smaller than Marx다.
2. 어떤 자본이 문제가 되는가? 『빚으로 지은 집』
『21세기 자본』은 방대한 자료에 걸맞게 거대담론을 다루고 있는 만큼, 자본 전체를 뭉뚱그려 이슈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빚으로 지은 집』(House of Debt)은 좀더 쪼개서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다음 단락부터 이야기하겠다.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저자들의 문제의식은 과도한 가계부채와 이로 인한 과도한 Boom-bust Cycle의 진폭이다. 지나치게 쉽게 돈을 빌려주는 사회분위기로 흐르게 되어 가계부채가 과다해지면 버블이 형성되고, 언젠가 뻥 터진다는 것이다.
House of cards를 패러디한 듯한 제목을 가진 이 책도 최신 통계를 이용해 문제에 접근한다. 저자들은 대공황과 대침체 (1929, 2008) 직전에 모두 과도한 신용승수와 이로 인해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점, 그리고 Bust가 일어나기 전에 Durable Goods에 대한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내구재의 특성상 가격이 비싸고,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살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들이 유의미한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는 '빚은 위험해' 에서 한 단계 나아가 내구재 소비에 관한 통계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게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매우 탁월하다. 먼저, 사람들이 내구재를 소비할 때 레버리지를 일으킨다면, 그 사람들을 채무자, 레버리지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채권자 혹은 자본가로 분류한다. 그리고 레버리지로 인해 경제의 Volatility가 커지고, Bust할 때 지나치게 힘든 시기를 겪어야하므로 과도한 레버리지는 좋지 않다는, 받아들이기 쉬운 명제를 바탕으로 한다. 지양해야할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 책의 결론은 레버리지를 쓴 채무자와 레버리지를 제공한 자본가 모두에게 Leveraging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논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 레버리징에 대한 주된 비판은 채무자 측에 집중된다. "왜 소득수준에 맞지 않는 무리한 소비를 했는가?" 라는 식의 비판을 한 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비판 뿐만 아니라 책임소재도 모두 채무자가 지고 있다. 20%의 자본과 80%의 레버리징을 통해 집을 샀는데, 집값이 20%빠지면 채무자의 자산은 0이 되고 채권자의 자본은 온전히 보존된다.
그러나 채무자들이 강제적으로 Deleverage 되는 과정에서, 채권자들 역시 고용 혹은 임금의 감소 -> 소비 감소 -> 성장률 둔화라는 고리를 통해 일정부분 경제적 어려움을 입게 된다. (책에서는 'Levered Loss'라는 핵심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즉, 채권자들 역시 과도한 레버리지에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공동의 피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책의 뒷면에 써있는 "우리는 한 배에 타고 있다" 라는 한 문장이 사실은 이 책의 핵심이다.
『21세기 자본』에서의 노동자와 대척점에 있는 자본가가 아닌, 레버리지를 제공한 자본가로 접근하는 순간 좀더 명확한 논의가 가능해진다. 레버리징에 일조했음에도 책임은 지지않는 '무책임한 자본'이 문제의 대상이 된다. 무책임한 자본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고정된 수익률을 원하는 Fixed Income을 뜻하고, 책임지는 자본은 손익을 공유하는 주식형태의 자본이다. 저자는 채권형 자본이 줄어들고 주식형 자본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으로 손익공유형 모기지가 더 늘어나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한다. 자본세를 거두어 국가의 실패가 발생하지 않는, 극히 미미한 확률에 기대는 것보다는, 책임지는 자본이 증가해야한다는 논리가 나에게는 더 편안하다.
3. 프랑스 저자들?
전혀 모르는 분야이니 짧게 느낌만 쓰자면, 피케티의 책과『저주의 몫』(조르지 바타이유)에서 두 가지 공통적인 느낌을 받았다. 첫 째는 '전쟁'의 소모성에 대해 꽤 중요하게 언급한 것이다. 피케티는 불평등이 줄어들었던 시기로로, 바타이유는 넘치는 잉여의 파괴적인 소모방식으로 언급했고, 결국 사회가 이런식으로 가다간 또 전쟁이 일어난다는 트라우마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한발짝 떨어져 승자가 된 미국인들의 책에서는 크게 강조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프랑스와 미국은 뇌구조 자체가 다르다.
두 번째는 분배와 평등, 소비에 대한 일관된 프랑스식 철학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타이유는 차별없는 풍요사회를 꿈꾸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증여'지만 현대사회는 증여를 할 만큼 지혜롭지 않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미국의 마샬플랜을 유럽에 대한 '증여'로 해석하며 긍정적으로 보았다는 점은 특이하다. 피케티의 자본세도 궁극적으론 그런 방향성을 꿈꾸는 게 아닐까. 기회가 되면 보들레야르의 소비에 대해서도 공부해보면 좋겠다.
논외로... 피케티는 대중에게 쉽게 읽히게 하기 위해 문학을 많이 인용했는데, 책을 지루하게 하는 요소가 된거 같다. 피케티의 문체도 쉽게 읽히지 않는 문체였다.
책과 함께 피케티가 한국에서 강연한 DVD가 왔는데, 강연후 대학생의 첫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피케티 교수님은 젊었을 때 힘든 점이 뭐였는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힐링 불쉿은 이제 제발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다행히 피케티는 원하던 답을 주지 않았다. "나는 어려서부터 돈 걱정 없이 잘 살았습니다.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 2월 15일 일요일
2015년 2월 1일 일요일
지주사 투자에 대해
주식시장이 제자리에 머문지 7년째가 되었다. (나라의 경제력과 위상은 제자리도 유지하지 못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커지지 않는 파이를 어떻게 나눠먹어볼까 하는 순환매가 이루어진다. 이에 주기적으로 투자Theme을 가지고 특정 주식들을 올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성장주에 대한 고밸류에이션은 지속적인 현상이고, 흔히 말하는 가치투자의 트렌드는 최근 몇년간 자산주 -> 배당주 -> 지주사 로 옮겨가는 듯 하다.
지배구조, 즉 승계이슈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부각되는 독특한 현상이다. 유례없이 급격하고 빠른 성장으로 인해 축적된, 그리고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할 부가 특정 세대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자산가 입장에서도, 국가 입장에서도 상속에 대한 정책이 골머리다. 최고상속세율이 50%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미국이 35-40%인 걸 비롯해 OECD 평균이 2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래퍼곡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50%를 고분고분낼 사람이 없다는 건 상식이고, 실제로도 상속을 적법하게 하는 기업인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세율에 비해 턱없이 덜 걷히는 편이고, 여전히 높은 상속세율 때문에 적당히 내고 넘어가자, 보다는 어떻게든 아예 안 내겠다는 쪽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70%를 제시하는 피케티는 지나친 이상주의자다.)
승계를 하는 데에는 역사적으로 여러 방법들이 동원되었다. 법적인 헛점을 이용한 CB발행,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분할합병을 통한 자산헐값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한발씩 늦긴 했지만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각종 법안들이 나왔고 이제는 합법적인 승계방식이 몇가지 남지 않았다. 정부에서 원하는 방식이 바로 순환출자를 제거하고 지주사-자회사 방식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바꾸라는 것이다. 깔끔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의 속사정을 더 쉽게 들여다보고 세금을 매기기 쉽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골머리를 앓던 승계 문제에 있어 한 쪽 구멍을 터준 모양새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 회사를 지주사-사업회사로 쪼개고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업회사의 가치를 올린 후 지분을 스왑한다. 그럼 단순히 회사를 쪼갠 효과로 대주주는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거의 2배 혹은 그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은 다소 복잡하므로 그 과정은 이 글에서 서술하지 않겠다.) 중요한 부분은 "사업회사의 가치를 올리고", 정확히는 "올리고"라는 파트이다. 올린다의 주체는 누구일까? 바로 대주주다. 한정된 기업의 이익을 가지고 조물락조물락 이 회사에 붙였다 저 회사에 붙였다 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주체이다. 바로 이 포인트가 최근에 유행하는 지배구조 테마이다. 한정된 이익을 어떤 회사에 붙여줄지에 대한 관심이다. 말은 지배구조이지만 본질은 이익Growth에 대한 목마름이며, 좀더 큰 조각으로 (대주주가) 잘라줄 파이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측면에서는 정말 웃지 못 할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금 대주주는 승계 전까지는 이 회사 주가를 띄울 의지가 없어' 아니 대체 전세계에서 어떤 기업인이 자신의 회사가 잘 되지 않기를 의도할까? 심지어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JY승계 전에는 이익을 많이 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대세를 이룰 정도로 한국 주식시장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독특하고 슬픈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유명한 투자자들의 대응방식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결과적으로 재벌들의 배를 불려주는 게임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VIP 최준철 대표의 칼럼으로 대체한다. 두번째는 적극적으로 지배구조의 변화에 주주로서 목소리 내겠다는 것이다. 2006년 출시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장하성펀드, 이원일 前 알리안츠 대표의 지배구조 개선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건희씨가 7%의 전자 지분으로 삼성그룹을 어쩌구..하는 모든 이슈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재벌구조에서 개인주주들의 주주권은 0에 수렴하고 있고, 이는 정상적인 주식회사의 의결구조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 가장 안 좋은 케이스는 이익Growth가 나니 그 이윤을 향유하겠다는 쪽이다. 펀드는 돈만 벌어다주면 된다는, 어쩌면 원초적 목적에 부합하지만 한편으론 철학이나 문제의식이 없는 부류이다. 아마 대다수의 주식시장 참여자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판단되고, 제일모직과 글로비스와 SK C&C 주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좋은 말로 포장하려고 하는 자들의 항변은 주로 이렇다. "기업의 주인이 되는 마음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주주와 한 배를 타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는가" "지주사의 주식을 가지면 그 그룹 전체를 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얼마나 저평가되어 있는가"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대주주 7%의 의결권이 100에 근접하고, 소수주주들의 의결권은 0에 수렴하는 구조이다. 지주사 주식을 개인 혹은 펀드가 혹여 1%이상 가져본들 그 지분의 의결권은 그룹의 의사결정에 털끝만큼도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 지주사 주식을 사면서 의결권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매우 비겁하다. 차라리 솔직하게 주가가 오를 것 같아서 샀다고 하면 자본시장의 제1원칙인 수익성의 관점에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지주사테마에 편승하여 수익을 내보겠다는 마인드를 부끄러워 하면서 억지변명을 하는 투자자들은 철학도 원칙도 없는 투자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15년 1월 15일 목요일
재시작
연말연초 한달 간 퍼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관대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초에 게으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기적으로 이렇게 쉬고 다시 motivation을 찾는 작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보단 좀더 놀았지만 이제 마음을 다잡고 재시작.
1) 데니스 홍
최근에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대가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머리를 탁 때리는 듯한 충격을 줄 만큼 그는 대단한 강연자였다. (이미 TED에서도 두 차례 했었고, 찾아보니 컨퍼런스 강연이나 인터뷰 등은 꽤 많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그의 열정과 삶의 태도였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이 갖추고 있는 덕목이긴 하지만, 그는 훌륭한 강연자로서 자신의 열정과 긍정을 청중들에게 잘 전달해줬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가 만든 기술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즐거운 일이다. 인류에 대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하다"고 말하는 그는 정말 행복해보였다. (실제로 TED에 나와있는 그의 Biography summary에는 he has pioneered several breakthroughs in robot design and engineering 라고 나와있다. Breakthrough는 언제나 중요하다)
직업을 가지면서 사회적 기여에 대해 이미 많이 고민했고 앞으로도 고민해야겠지만, 이미 소결론은 부정적인 쪽으로 나있다. 이에 대해 전혀 부끄럽거나 하지 않지만, 여전히 "인류에 대한 기여"를 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동경할 수 밖에 없다. 이 와중에, 강연 후 나오는 길에 던진 증권사 직원의 한 마디가 잊혀지질 않는다. "참 좋은 강연인데..주식 종목 아이디어가 없어서 좀 그랬죠?" 한심하다. 저런 분을 모셔놓고 종목을 묻는 건 "오만"이라고 대꾸했다. (그는 "투자자"들을 위한 강연이라고 해서 특별히 구글이 현재 로봇회사들을 많이 M&A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감히 "인류"라는 단어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그가 미국에 살기 때문이 아닐까. 나쁘게 보면 미국 영화들에 역력히 묻어나는 "인류를 구원할 영웅주의"겠지만, 미국이라는 인프라는 인류를 언급할 만큼 충분히 훌륭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참고로 그의 제자 한재권씨가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뛰어난 로봇연구소의 일원이었던 그지만, 우리나라에서 그의 이미지는 '예능에 출연한 GEEK' 정도가 아닐까.
그를 대중들에게 유명하게 만든 TED강연: Making a car for blind drivers
2) 로봇
데니스 홍의 강연 중, RoboCup이라는 로봇 축구대회의 우승자가 일본의 독식 > 독일2회 -> 현재 미국 4연승 중이라고 한다. 아마 로봇산업의 헤게모니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강점은, 당장의 Output이 아니라 기반기술들을 착실히 다져나가다가 필요한 순간에 이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완전히 동의한다.
반면 그는 국내 로봇 수준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한국 로봇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 뛰어난 인재도 많고 정부 지원도 있는데, 그 방식이 한참 잘못 됐다는 것. 정부는 "몇 년 안에 어떤 걸 만들어오라" 라고 이야기하고, 그것이 달성되어야만 다음 지원금이 나간단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해보다 안 되면 미국,일본,유럽의 기술을 짜깁기 해 결과물'만' 내놓는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여전히 Fast Follower 전략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기술은 생각보다 어렵고 삽질할 시간이 필요하다. 데니스홍 교수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20미터를 전진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에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에게는 진정 삽질할 여유가 없는 것일까. 언제쯤 여유가 생길까.
강연 호스트가 물었다. "로봇 산업에서 가장 난제를 겪고 있는, Breakthrough가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가?"
A. 음...로봇기술은 아닌데, 배터리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배터리가 아닌 전혀 새로운 Breakthrough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번 유가 하락을 가장 명료하게 정리한 글.
“It’s a turning point in the way people perceive OPEC, that this so-called cartel is not really driving prices,” said Jeff Colgan, a professor at Brown University’s Wat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who researches the geopolitics of energy. “The real story is going to be about the fracking industry. How much pain can North American producers take?”
1) 데니스 홍
최근에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대가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머리를 탁 때리는 듯한 충격을 줄 만큼 그는 대단한 강연자였다. (이미 TED에서도 두 차례 했었고, 찾아보니 컨퍼런스 강연이나 인터뷰 등은 꽤 많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그의 열정과 삶의 태도였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이 갖추고 있는 덕목이긴 하지만, 그는 훌륭한 강연자로서 자신의 열정과 긍정을 청중들에게 잘 전달해줬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가 만든 기술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즐거운 일이다. 인류에 대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하다"고 말하는 그는 정말 행복해보였다. (실제로 TED에 나와있는 그의 Biography summary에는 he has pioneered several breakthroughs in robot design and engineering 라고 나와있다. Breakthrough는 언제나 중요하다)
직업을 가지면서 사회적 기여에 대해 이미 많이 고민했고 앞으로도 고민해야겠지만, 이미 소결론은 부정적인 쪽으로 나있다. 이에 대해 전혀 부끄럽거나 하지 않지만, 여전히 "인류에 대한 기여"를 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동경할 수 밖에 없다. 이 와중에, 강연 후 나오는 길에 던진 증권사 직원의 한 마디가 잊혀지질 않는다. "참 좋은 강연인데..주식 종목 아이디어가 없어서 좀 그랬죠?" 한심하다. 저런 분을 모셔놓고 종목을 묻는 건 "오만"이라고 대꾸했다. (그는 "투자자"들을 위한 강연이라고 해서 특별히 구글이 현재 로봇회사들을 많이 M&A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감히 "인류"라는 단어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그가 미국에 살기 때문이 아닐까. 나쁘게 보면 미국 영화들에 역력히 묻어나는 "인류를 구원할 영웅주의"겠지만, 미국이라는 인프라는 인류를 언급할 만큼 충분히 훌륭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참고로 그의 제자 한재권씨가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뛰어난 로봇연구소의 일원이었던 그지만, 우리나라에서 그의 이미지는 '예능에 출연한 GEEK' 정도가 아닐까.
그를 대중들에게 유명하게 만든 TED강연: Making a car for blind drivers
2) 로봇
데니스 홍의 강연 중, RoboCup이라는 로봇 축구대회의 우승자가 일본의 독식 > 독일2회 -> 현재 미국 4연승 중이라고 한다. 아마 로봇산업의 헤게모니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강점은, 당장의 Output이 아니라 기반기술들을 착실히 다져나가다가 필요한 순간에 이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완전히 동의한다.
반면 그는 국내 로봇 수준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한국 로봇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 뛰어난 인재도 많고 정부 지원도 있는데, 그 방식이 한참 잘못 됐다는 것. 정부는 "몇 년 안에 어떤 걸 만들어오라" 라고 이야기하고, 그것이 달성되어야만 다음 지원금이 나간단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해보다 안 되면 미국,일본,유럽의 기술을 짜깁기 해 결과물'만' 내놓는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여전히 Fast Follower 전략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기술은 생각보다 어렵고 삽질할 시간이 필요하다. 데니스홍 교수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20미터를 전진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에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에게는 진정 삽질할 여유가 없는 것일까. 언제쯤 여유가 생길까.
강연 호스트가 물었다. "로봇 산업에서 가장 난제를 겪고 있는, Breakthrough가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가?"
A. 음...로봇기술은 아닌데, 배터리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배터리가 아닌 전혀 새로운 Breakthrough가 필요하다
모든 IT와 첨단기술은 배터리로 귀결되는 모양이다.
3) 헬스밴드(Fitness Tracker) vs 스마트워치
이번 CES의 화두는 Wearable과 IoT, IT for Auto 정도였다. TV부문은 New but Nothing attractive (QD와 OLED 경쟁)가 일반적인 평이다.
IT기기는 '쿨'한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뷰포인트를 준 사람이 건낸 아이디어. 사람들은 Wearable기기라는 게 티나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몸에 차고 있던 것들의 Form Factor에서 벗어나지 않되, 기능이 WoW해야한다는 것.
그가 제시한 포인트는 시계와 글라스였다. 갤럭기 기어가 참패하고 애플워치가 성공이 예상되듯이, 스마트워치의 포지셔닝은 Little Smartphone이 아니라 Functional Watch여야한다. 글라스도 마찬가지로 구글글라스처럼 현재 안경과는 확연히 다른 폼팩터를 지닌 상태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뷰. 글라스는 아직 시장이 열리기엔 시기상조.
단기적으로 Wearable에서 고민해야할 포인트는 헬스밴드 vs 스마트워치로 보인다. Activity Checker 수준의 역할을 맞고 있는 헬스밴드냐, 다기능성의 스마트워치냐의 문젠데 역시 핵심은 배터리 이슈다. 소비자들이 웨어러블 기기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일까? 무신경하게 언제든 찰 수 있는, 그러나 기능은 별로 없는 밴드인지, 이틀에 한 번 충전해야 하는 다기능성 시계인지 아직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스마트워치는 결국 - 기존 시계만큼 예뻐야 하고 - Health Band를 이겨낼 만큼 기능적이어야 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라면, 나는 차라리 Health Band를 살 것 같다.
3) 헬스밴드(Fitness Tracker) vs 스마트워치
이번 CES의 화두는 Wearable과 IoT, IT for Auto 정도였다. TV부문은 New but Nothing attractive (QD와 OLED 경쟁)가 일반적인 평이다.
IT기기는 '쿨'한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뷰포인트를 준 사람이 건낸 아이디어. 사람들은 Wearable기기라는 게 티나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몸에 차고 있던 것들의 Form Factor에서 벗어나지 않되, 기능이 WoW해야한다는 것.
그가 제시한 포인트는 시계와 글라스였다. 갤럭기 기어가 참패하고 애플워치가 성공이 예상되듯이, 스마트워치의 포지셔닝은 Little Smartphone이 아니라 Functional Watch여야한다. 글라스도 마찬가지로 구글글라스처럼 현재 안경과는 확연히 다른 폼팩터를 지닌 상태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뷰. 글라스는 아직 시장이 열리기엔 시기상조.
단기적으로 Wearable에서 고민해야할 포인트는 헬스밴드 vs 스마트워치로 보인다. Activity Checker 수준의 역할을 맞고 있는 헬스밴드냐, 다기능성의 스마트워치냐의 문젠데 역시 핵심은 배터리 이슈다. 소비자들이 웨어러블 기기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일까? 무신경하게 언제든 찰 수 있는, 그러나 기능은 별로 없는 밴드인지, 이틀에 한 번 충전해야 하는 다기능성 시계인지 아직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Fitbit 창업자 인터뷰 - 왜 스마트워치를 하지 않는가 - 소비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James Park라는 이름이나, 생김새나 재미교포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번 유가 하락을 가장 명료하게 정리한 글.
“It’s a turning point in the way people perceive OPEC, that this so-called cartel is not really driving prices,” said Jeff Colgan, a professor at Brown University’s Wat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who researches the geopolitics of energy. “The real story is going to be about the fracking industry. How much pain can North American producers take?”
2014년 12월 14일 일요일
IPO
최근에 IPO와 관련한 일을 맡으면서 3주의 짧은 기간에 약 30여개 기업과 미팅을 진행했다. 체력적으로 지쳤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피곤한 일정이었다. 그 이유는 차차 설명하겠다.
먼저 직접적으로 일을 맡기 전인 개인투자 시절부터 IPO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았다. Initial Public Offering, 즉 새롭게 등장하는 라이징 스타들이 많은 곳이 IPO시장인 만큼 Trend Follow를 위해서는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이라면, 당장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 기업은 "왜" "이 시점에" 상장할까?
먼저 기업이 왜 상장할까에 대한 고민부터 해보자.
기업의 제1목적은 뭐니뭐니해도 자금조달이다. 주식시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발판으로 2차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Flow대로 기업이 성장해준다면 기업과 투자자 모두 Win-Win게임이 가능하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해야할 IPO기업은 명확하다. 1) 정말로 성장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2) 받은 자금을 성장으로 연결해 줄 경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매우 중요하다. 어떤 다른 이유로 IPO를 하기로 한 기업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결과는 같지만 흐름은 완전히 반대가 된다. 어떤 다른 이유로 IPO를 하기로 해서 돈이 생길 예정이고, 돈이 있으니 투자나 좀 해볼까 하는 역관계가 성립하는 순간, 돈은 매우 허투루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는 이를 매우 주의해서 봐야한다.
좀더 터프하게 이야기하면, 어짜피 모르는 기업이라면 정말 투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IPO투자에 임하자는 마인드다.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들, 뭔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Positive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다른 이유로 IPO를 한다? 그렇다. 돈은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대주주의 니즈에서든, 벤처캐피탈의 성화에 못 이겨서이든 IPO를 하는 기업들이 있다. 많다. 그리고 우리는 경험적으로도 너무나도 많은 BAD Case들을 알고 있다. 기업가치를 최고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Exit하고자 하는 대주주들의 욕구에서 IPO를 하면 곧 그 산업은 Peak를 치고 내려오는 경우가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짐 IPO기업들 중에서도 이런 케이스가 꽤 있었다. 기업에 현금도 많고, 이익창출능력도 이미 자리를 잡았고, 굳이 신사업을 하려는 마음도 없다. 그런데도 IPO를 하겠다고 찾아왔으니, 당연히 되물을 수 밖에 없다. "왜 지금 IPO를 하려 하시나요?"
A: 기업이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자리를 잡은 지금 상장을 해놓으려고 합니다.
기업이 확신을 가지고 진행해도 미래가 마음대로 안 되는 판에, 기업이 모른다고 하면 우리는 어찌알겠는가. 이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얻은 것이 아니라, 기업의 리스크 헷져가 되는 것이다. Return이 기대되지 않는 Risk Taking에 우리가 왜 참여해야 하는가.
B: 설비를 확장하는 투자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투자예정금은 실제로 매우 적었고, OPM은 30%로 이익창출력은 충분히 자리를 잡은 상태, 기존 현금+ EBITDA 1년이면 충당되는 수준의 자금수요였다. 그런데 왜 할까? 구주매출이 30%이상이었다. 그렇다. 대주주의 EXIT이었다. 역시나 이 IPO는 성공하지 못 했다.
왜 자칫 선량해 보이는 기업상장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할까?
이상적인 IPO미팅의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기업; 우리 기업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이렇게 커왔습니다.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상장을 준비할 만큼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 상장을 계기로 재도약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주식시장에서 이를 조달하려고 합니다. 투자자가 되어 기업의 성장을 같이 하시면 어떨까요?
투자자: 와 고생 많으셨네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비전이 이렇다니 믿고 투자해보겠습니다.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 같네요. 부디 잘 부탁드리고 말씀하신대로 성공하시길 바라며 함께 하겠습니다. (혹은 우리에겐 매력적이지 않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렇다.
기업: 우리는 이런 기업입니다. (상장을 앞두고 실적을 땡겼습니다)
투자자: 너 숫자 구라쳤지?
기업: 우리는 자금을 조달해서 이렇게 성장해나가려고 합니다.
투자자: 너 피크지? 지금 엑싯하는거지?
(이러한 과정은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하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안 믿고 계속 의심하는 과정은 그 누구에게도 즐겁지 않다.)
물론 애초에 기업과 투자자의 목적은 상충될 수 밖에 없다. 비싸게 상장해야 자금이 더 많이 조달되는 기업과, 싸게 사야 수익률이 좋아지는 투자자가 같은 마음일 수는 없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왜 의심할 수 밖에 없는가?
1) 기본적으로 IPO는 기업에게 유리한 비즈니스이다. 발행시기를 발행자가 정하고 투자자는 수동적으로 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IPO시기가 정말 자금이 필요한 적기에'만'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면 발행시기에 대한 논거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결과를 보자
연도별 IPO건수는 주식시장 상황과 매우 밀접한 관계 (2010년은 삼생과 대생이 큰 영향)를 갖는다. 즉, 좀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1-2년 쯤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IPO가 반드시 자금이 필요한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결과론적 근거이다.
2) IPO는 기업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철저한 심사과정을 거치고, 이후 매우 높은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누군가 귀찮음을 감수한다면, 무언가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 다수 주주들과 이익도 공유해야 한다. 이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매우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내가 일군 기업을 날로 먹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IPO 실적은 부풀려졌고, IPO기업들은 상장직후 1년정도는 투자하지 않는게 좋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며, 실제로 통계를 내본 결과 상장 후 1년 뒤의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5%이상 마이너스이다.
최근에 거래소의 심사기준이 매우 너그러워지면서, 수년간 상장을 거절당하던 기업들도 이번 기회에 대거 상장하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기업에 대한 의심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거래소의 취지는 "평가는 시장이 하라" 이고 근본적으로 맞는 방향성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풀어주면 시장 자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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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초에 기업과 투자자의 목적은 상충될 수 밖에 없다. 비싸게 상장해야 자금이 더 많이 조달되는 기업과, 싸게 사야 수익률이 좋아지는 투자자가 같은 마음일 수는 없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왜 의심할 수 밖에 없는가?
1) 기본적으로 IPO는 기업에게 유리한 비즈니스이다. 발행시기를 발행자가 정하고 투자자는 수동적으로 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IPO시기가 정말 자금이 필요한 적기에'만'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면 발행시기에 대한 논거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결과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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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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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인수금액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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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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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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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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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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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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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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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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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4,255,781
|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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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
13,305,217
|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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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
3,383,820
|
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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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
806,970
|
55
|
연도별 IPO건수는 주식시장 상황과 매우 밀접한 관계 (2010년은 삼생과 대생이 큰 영향)를 갖는다. 즉, 좀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1-2년 쯤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IPO가 반드시 자금이 필요한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결과론적 근거이다.
2) IPO는 기업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철저한 심사과정을 거치고, 이후 매우 높은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누군가 귀찮음을 감수한다면, 무언가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 다수 주주들과 이익도 공유해야 한다. 이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매우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내가 일군 기업을 날로 먹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IPO 실적은 부풀려졌고, IPO기업들은 상장직후 1년정도는 투자하지 않는게 좋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며, 실제로 통계를 내본 결과 상장 후 1년 뒤의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5%이상 마이너스이다.
최근에 거래소의 심사기준이 매우 너그러워지면서, 수년간 상장을 거절당하던 기업들도 이번 기회에 대거 상장하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기업에 대한 의심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거래소의 취지는 "평가는 시장이 하라" 이고 근본적으로 맞는 방향성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풀어주면 시장 자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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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외의 이야기.
애널리스트 중에는 이리도 똑똑한 사람이 많다. 반면 펀드매니저들은 페이퍼웍과 알 수 없는 인사고과 시스템, 주식이 하고 싶어왔는데 막상 개인투자 금지로 인한 모티베이션 저하 으로 닳아가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계비용 제로사회라는 책은 꽤나 재밌고 인상적이었으나, 자본주의가 발전해서 효율성을 추구할수록 자기파괴적인 방식 (한계비용이 제로가 되어버리는)으로 자본주의를 끝내버릴 것이라는 핵심줄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논점은, 주식시장이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로 사회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고민이다.
현대차나 엑손모빌 같은 이른바 중후장대 산업은 돈을 때려박아서 시장지위를 높여가는 구조인데, 관련 산업들은 이미 새로운 시장 플레이어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최근 주식시장의 스타들은 우리가 그리도 민감해하는 컴투스, 선데이토즈와 같은 모바일게임회사 및 온갖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이들은 어찌보면 연속성이 없는 비지니스이고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반면 최근 주식시장의 스타들은 우리가 그리도 민감해하는 컴투스, 선데이토즈와 같은 모바일게임회사 및 온갖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이들은 어찌보면 연속성이 없는 비지니스이고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 비지니스는 "자본의 축적이 향후 발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이고, 이 말은 굳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이유가 없거나,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매수할 수 없는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주식시장의 스마트함은 절대 소비자의 선택에 선행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주식투자자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한계비용 제로사회는 이런 측면에서 나에게 무섭다.
유가 - 투자자로서의 실패 -
유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없다.
오르겠다 내리겠다 얼마가 바닥이겠다 이건 너무 어려운 이야기고 이미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 같다.
짚고 넘어가려는 건 유가에 일정부분 투자했던 투자자로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려는 차원에서이다.
유가가 100불에서 85로 로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세 가지였다.
1) 작년에 금값이 빠졌을 때의 트렌드
2) 금과 기름의 공통점과 근본적인 차이 = 기름이 더 견고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장기차트를 보면 두렵다.
1.먼저 작년 금값 하락시 트렌드.
금의 급락 역시 작년에 매우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하루 10% 급락 및 일주일만에 20%, 한달에 30% 급락. 특정 자산의 급락이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겠지만..
먼저 수요단의 이야기를 해보면, 금은 많은 사람들이 시황에 쓰듯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어" 매매가 이루어져왔다. 다만 그것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에서의 스토리, 즉 달러가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 속에 대안으로 부각된 자산이 금이었다는 것
미국이 살아난다면? 그 역할은 금이 아닌 달러로 되돌아간다. 달러와 금을 함께, 의미 있는 규모로 매수해야할 특수 주체는 단 하나, 각국 중앙은행들이었고, 그들은 주로 매입만 하고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실제로 수년간 중앙은행들의 누적 금보유량을 계속 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수요가 락바텀을 지켜줄 것이라는 논지가 강했다.
급락의 시발점이 된 것은 재정 위기를 겪던 키프러스 정부가 금을 매도할 수도 있다는 뉴스였고, 한 달 후 추가 급락은 미국의 Tapering 소식이었다. 키프러스 정부의 금보유는 14톤에 불과했지만, 여타 유럽 재정위기국, 특히 규모가 큰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서 재정위기에 대응해 금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휘몰아쳤다. 이 정도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금보유량은 의미가 크게 퇴색되었고, 소각하지 않을 자사주와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중앙은행의 금도 언젠가는 매도될 수 있다는 우려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만큼 중앙은행의 금보유에 대한 신뢰는 대단했던 것 같다.
수요에서 두번재 이야기는 인도인과 중국인들이 금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특정 민족, 국가의 선호도가 글로벌 수요의 50%를 차지한다니 이 얼마나 (투자 대상으로서) 근본없는 상품인가.
그 다음은 공급단의 이야기이다.
금은 녹여서도 쓰고 광산에서 캐서도 쓰는데 금광산의 코스트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2. 금과 원유의 공통점
전혀 비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금과 기름의 공통점:
1) 달러를 이겨낼 수 없다.
2) 생산코스트에 대한 논의를 통해 바닥을 잡아보려 했다는 점
3) 급락 후에 바텀을 지지해 줄 수요가 있다는 점
1. 상품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달러와 반대로 가는 특성이 있고, 더불어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더 나아가서는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낮아지는 국가들의 수요 우려도 불거지곤 한다. 어쨌든 코모디티는 달러와 반대로 가는 건 역사적으로 얼추 맞는 이야기로 보인다.
2) 금의 캐쉬코스트 1100-1200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후 1년 간 가격 트렌드는 이를 사실로 받아 들일 수 있게 증명해줬다.
이와 비슷한 논의가 석유에 대해서도 진행되었는데, 그 목적은 크게 두 가지 였다. 첫째는 중동국가들의 재정균형 유가 수준을 유추함으로서 중동이 원하는 유가 수준을 알아보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 유가 수준에서 어떤 국가가 어려움에 빠질지 알아보는 것. 둘 째는 Unconventional Oil (셰일, 샌드, 해상) 의 코스트를 알아봄으로서 기존 육상시추 대비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 가늠해보는 것이었다.
유가가 급락하기 전에 나왔던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사우디의 재정균형은 80불, 미국의 셰일오일 Cash Cost는 85불, 오일샌드는 100불 이상,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재정균형 유가 140불.
그리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생산코스트에 대한 논의는 불쉿으로 밝혀졌다. WTI 기준 100불 이상 (올해 중순 가격 110불) 에서 85불까지 하락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었는데, 주로 80불을 락바텀으로 결론내곤 했다. 셰일의 생산코스트와 사우디 재정유가가 모두 80불 근방이기 때문에 더 떨어지면 어느 쪽도 좋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유가가 급락하는 한 달 사이, 락바텀으로 전망되던 80불은 곧바로 75 - 70 - 60 까지 빠르게 수정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셰일가스도 40불에 버틸 수 있다, 사우디도 40불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 생산의 혁명이 이리도 빨리 진행될 수 있단 말인가.
Rig당 생산코스트는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 누군가는 알 것이다 나보다 전문가는 알 것이다 라며 믿어왔던 안일함이 패착이었던 것일까.
기존에 생각했던 금과 유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치재냐 필수재냐 였다. 금이 귀금속이라면 유가는 산업을 돌리는 필수재이다. 금가격이 빠지면 배릭골드 주가가 빠지는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유가가 빠지면 글로벌 자산에 태풍이 휘몰아칠 혁명이다."
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면 혁명에 맞서지 말았어야 했나. 너무 낮은 확률이라고 무시해버렸는데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컸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더 중요한 차이점은 "대체불가능성"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금은 고유한 속성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귀금속이며, 역사적으로 아주 장기간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반면 유가는 산업재이고 필수재이다. 그렇다면? 유가를 대체하려고 하는 수요단의 수많은 변화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어왔겠는가. 가스 석탄 신재생에너지. 물론 이런것들의 파급효과에 대한 레포트가, 유가가 75불이 된 이후에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또한 금의 Cash Cost는 매우 전통적인 금광산에 대한 지속적 관찰의 결과물이었을 것인 데에 반해, 유가는 Unconventional 생산 때문에 Cost에 대한 근거가 매우 빈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3) 급락 후에 바텀을 지지해 줄 원유 수요는 생각보다 매우 미미했던 것이다.
참고로 사우디vs미국이니 미국vs러시아 니 하는 정치적 논의는 cost-revenue 대비 차순위일 수 밖에 없는 게, 사우디와 미국이 40불을 장기간 버틸 수 있다는 대전제가 있어야 러시아와의 유가 전쟁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는 생산Cost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사우디가 40불, 셰일가스가 60불을 얘기하는 수준이라면 유가는 사실상 30불 이상의 어떤 가격대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유가는 정말 모르겠다.
3) 유가의 장기차트. 급락성이긴 하지만 30불이 고작 5년 전이고, 100불 위의 분포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이 당시에 주식시장에 몸을 담고 있지 않아서 몰랐을 뿐, 유가 100불은 오래 유지되어온 현상이 아니었다.
불과 한 달의 급락으로, 갑자기 15년 싸이클의 변화를 논하고 있는 (원자재의 Super Cycle -> Super Down Cycle) 상황에 웃음이 나온다. 정말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게 자산가격이다. 그저 놀라고 있는 날들이다.
http://www.bloomberg.com/news/2014-11-20/cheap-oil-era-tilts-geopolitical-power-to-u-s-.html
오르겠다 내리겠다 얼마가 바닥이겠다 이건 너무 어려운 이야기고 이미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 같다.
짚고 넘어가려는 건 유가에 일정부분 투자했던 투자자로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려는 차원에서이다.
유가가 100불에서 85로 로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세 가지였다.
1) 작년에 금값이 빠졌을 때의 트렌드
2) 금과 기름의 공통점과 근본적인 차이 = 기름이 더 견고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장기차트를 보면 두렵다.
1.먼저 작년 금값 하락시 트렌드.
금의 급락 역시 작년에 매우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하루 10% 급락 및 일주일만에 20%, 한달에 30% 급락. 특정 자산의 급락이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겠지만..
먼저 수요단의 이야기를 해보면, 금은 많은 사람들이 시황에 쓰듯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어" 매매가 이루어져왔다. 다만 그것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에서의 스토리, 즉 달러가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 속에 대안으로 부각된 자산이 금이었다는 것
미국이 살아난다면? 그 역할은 금이 아닌 달러로 되돌아간다. 달러와 금을 함께, 의미 있는 규모로 매수해야할 특수 주체는 단 하나, 각국 중앙은행들이었고, 그들은 주로 매입만 하고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실제로 수년간 중앙은행들의 누적 금보유량을 계속 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수요가 락바텀을 지켜줄 것이라는 논지가 강했다.
급락의 시발점이 된 것은 재정 위기를 겪던 키프러스 정부가 금을 매도할 수도 있다는 뉴스였고, 한 달 후 추가 급락은 미국의 Tapering 소식이었다. 키프러스 정부의 금보유는 14톤에 불과했지만, 여타 유럽 재정위기국, 특히 규모가 큰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서 재정위기에 대응해 금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휘몰아쳤다. 이 정도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금보유량은 의미가 크게 퇴색되었고, 소각하지 않을 자사주와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중앙은행의 금도 언젠가는 매도될 수 있다는 우려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만큼 중앙은행의 금보유에 대한 신뢰는 대단했던 것 같다.
수요에서 두번재 이야기는 인도인과 중국인들이 금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특정 민족, 국가의 선호도가 글로벌 수요의 50%를 차지한다니 이 얼마나 (투자 대상으로서) 근본없는 상품인가.
그 다음은 공급단의 이야기이다.
금은 녹여서도 쓰고 광산에서 캐서도 쓰는데 금광산의 코스트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그 당시 나오던 이야기는, 금의 채굴 코스트 (정확히 어떻게 추정된 비용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으나) Cash Cost가 1100-1200불 사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리고 급락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1200선은 대충 지켜지고 있는 분위기이다.2. 금과 원유의 공통점
전혀 비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금과 기름의 공통점:
1) 달러를 이겨낼 수 없다.
2) 생산코스트에 대한 논의를 통해 바닥을 잡아보려 했다는 점
3) 급락 후에 바텀을 지지해 줄 수요가 있다는 점
1. 상품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달러와 반대로 가는 특성이 있고, 더불어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더 나아가서는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낮아지는 국가들의 수요 우려도 불거지곤 한다. 어쨌든 코모디티는 달러와 반대로 가는 건 역사적으로 얼추 맞는 이야기로 보인다.
2) 금의 캐쉬코스트 1100-1200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후 1년 간 가격 트렌드는 이를 사실로 받아 들일 수 있게 증명해줬다.
이와 비슷한 논의가 석유에 대해서도 진행되었는데, 그 목적은 크게 두 가지 였다. 첫째는 중동국가들의 재정균형 유가 수준을 유추함으로서 중동이 원하는 유가 수준을 알아보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 유가 수준에서 어떤 국가가 어려움에 빠질지 알아보는 것. 둘 째는 Unconventional Oil (셰일, 샌드, 해상) 의 코스트를 알아봄으로서 기존 육상시추 대비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 가늠해보는 것이었다.
유가가 급락하기 전에 나왔던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사우디의 재정균형은 80불, 미국의 셰일오일 Cash Cost는 85불, 오일샌드는 100불 이상,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재정균형 유가 140불.
그리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생산코스트에 대한 논의는 불쉿으로 밝혀졌다. WTI 기준 100불 이상 (올해 중순 가격 110불) 에서 85불까지 하락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었는데, 주로 80불을 락바텀으로 결론내곤 했다. 셰일의 생산코스트와 사우디 재정유가가 모두 80불 근방이기 때문에 더 떨어지면 어느 쪽도 좋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유가가 급락하는 한 달 사이, 락바텀으로 전망되던 80불은 곧바로 75 - 70 - 60 까지 빠르게 수정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셰일가스도 40불에 버틸 수 있다, 사우디도 40불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 생산의 혁명이 이리도 빨리 진행될 수 있단 말인가.
Rig당 생산코스트는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 누군가는 알 것이다 나보다 전문가는 알 것이다 라며 믿어왔던 안일함이 패착이었던 것일까.
기존에 생각했던 금과 유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치재냐 필수재냐 였다. 금이 귀금속이라면 유가는 산업을 돌리는 필수재이다. 금가격이 빠지면 배릭골드 주가가 빠지는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유가가 빠지면 글로벌 자산에 태풍이 휘몰아칠 혁명이다."
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면 혁명에 맞서지 말았어야 했나. 너무 낮은 확률이라고 무시해버렸는데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컸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더 중요한 차이점은 "대체불가능성"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금은 고유한 속성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귀금속이며, 역사적으로 아주 장기간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반면 유가는 산업재이고 필수재이다. 그렇다면? 유가를 대체하려고 하는 수요단의 수많은 변화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어왔겠는가. 가스 석탄 신재생에너지. 물론 이런것들의 파급효과에 대한 레포트가, 유가가 75불이 된 이후에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또한 금의 Cash Cost는 매우 전통적인 금광산에 대한 지속적 관찰의 결과물이었을 것인 데에 반해, 유가는 Unconventional 생산 때문에 Cost에 대한 근거가 매우 빈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3) 급락 후에 바텀을 지지해 줄 원유 수요는 생각보다 매우 미미했던 것이다.
참고로 사우디vs미국이니 미국vs러시아 니 하는 정치적 논의는 cost-revenue 대비 차순위일 수 밖에 없는 게, 사우디와 미국이 40불을 장기간 버틸 수 있다는 대전제가 있어야 러시아와의 유가 전쟁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는 생산Cost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사우디가 40불, 셰일가스가 60불을 얘기하는 수준이라면 유가는 사실상 30불 이상의 어떤 가격대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유가는 정말 모르겠다.
3) 유가의 장기차트. 급락성이긴 하지만 30불이 고작 5년 전이고, 100불 위의 분포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이 당시에 주식시장에 몸을 담고 있지 않아서 몰랐을 뿐, 유가 100불은 오래 유지되어온 현상이 아니었다.
불과 한 달의 급락으로, 갑자기 15년 싸이클의 변화를 논하고 있는 (원자재의 Super Cycle -> Super Down Cycle) 상황에 웃음이 나온다. 정말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게 자산가격이다. 그저 놀라고 있는 날들이다.
http://www.bloomberg.com/news/2014-11-20/cheap-oil-era-tilts-geopolitical-power-to-u-s-.html
2014년 11월 8일 토요일
특허
페북을 돌아다니다 본 어떤 분의 블로그 제목이 "짧은 생각 길게 쓰기" 였는데 사실 그 분은 엄청난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은 "긴 생각 쉽게 쓰기" 정도의 블로깅이었다. 하지만 이 글은 본격 짧은 생각 대충 쓰기가 될까 두렵지만 습관화를 위해 거르지 않고 쓰려한다.
참고로 그 분은 스타트업 관련 일을 하셨는데, 역시 창업단계로 갈수록 범인이 아닌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Just doing Asset(and as we can see, almost all are Korean Stocks) management with Others' Money 업종은 아주 평범하고 무난하고 적당한 사람들의 비율이 매우 높아보인다.
1. 특허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Tech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반대로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에 자본주의적 가치를 부여하는 특허는 계속되는 화두일 수 밖에 없음. 최근 샤오미의 부상과 더불어 가장 핫한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이 글로벌리 팔릴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아직 중국 메이커들의 내수비중은 97%이상. 짝퉁, 산자이의 나라답게 핵심 칩기술 등에 대한 특허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고 (높은 확률로 중국정부의 비호 하에) 팔아왔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문제가 안 되었던 것.
Global Standard와는 완전히 Rule 하에 다른 중국 내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오던 회사들이, Global Standard로 Fair Play를 하면서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 여태껏 Fair Competition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1) 천문학적 특허비용과 Made in China 브랜드이미지를 벗는 데에 꽤나 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뷰가 지배적.
이 와중에 더욱 황당하게는 2) 중국 메이커들이 특허를 얼마나 침해했는지 집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퀄컴 등에서 특허료를 청구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며, 3) S는 왜 때문인지 A시리즈라는 중저가 브랜드전략으로 중국내부에서 빼앗긴 점유율을 찾아오고 싶어하고, 중국에서 경쟁을 펼침으로서 중국폰들의 글로벌 진출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 삼성이 전략적 방향성을 저렇게 삼는 걸 보니, 중국브랜드들의 특허 이슈는 의외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지.
2. 특허2
특허와 관련해서는 IT만큼 첨예한 게 화학섬유 분야. 마법같이 석유로부터 수많은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일까. 잘 모르니 패스
1조 소송으로 고생하고 있는 코오롱 / 자세힌 모르지만 여러가지로 당하고 있는 효성 등
화섬의 글로벌 메이저는 Dupont를 필두로 한 미국과 Toray를 필두로 한 일본계가 있음. 우리가 너무나 흔히 쓰고 있는 Nylon, Spandex 등은 모두 범용화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특허 소송을 치룬 제품들임. 최근에는 차세대 화섬으로 각광받는 아라미드계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셈 (코오롱이 소송 중인 품목)
지금의 듀퐁과 도레이는 너무나 견고해서 사실상 특허를 회피하거나 대충 합의하고 넘어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은 꽤나 악의적이다. 이는 모티베이션의 근간인 특허의 가치를 깔아뭉개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의 대응은 언제나 Market timing을 보고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고 경쟁사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직전에 그들은 특허소송으로 상대방을 견제한다.
시장은 혼자 이끌어나가는 것보다 둘이 경쟁하며 키워나갈 때 훨씬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OLED TV시장을 LG 혼자 이끌어나갈 수 있느냐는 지켜봐야할 숙제) Market making은 같이 하고 그 과실은 혼자 따먹고 싶은 것이다. 일례로 한국에 미드가 보급되기 전, 알음알음 불법 다운을 받고 능력있는 Volunteer들이 제작한 자막으로 미드를 보면서 미드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런 시장이 커지고 케이블과 급기야 공중파(셜록-영드지만)에서도 미드를 방송해줄 정도가 되자, 난데없이 디즈니 등이 불법 자막제작에 대해 대규모 소송을 걸었다. "미국 무인도에 떨어지면 미키마우스를 그려라. 그러면 디즈니가 당신을 찾아내 특허 침해로 잡아갈 것이다." 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디즈니는 지적재산권에 대해 Strict하지만, 아직 무르익지 않은 (혹은 건드려서 이길 자신이 없는) 중국시장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치사하다고 볼 수 밖에
아무튼 국내 화섬업계도 같은 처지를 당하고 있다. 물론 시장을 같이 만들어나가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코오롱의 경우도 설비투자 다 하고 개발 다 하고 아라미드 영업을 본격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소송의 벽에 막혀버렸다. 코오롱이 잘못 한 게 없다거나 억울하다거나 하는 얘기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이밖에도 '억울하다'싶은 케이스가 분명 국내 업계에 존재한다는 것.
소송에 들어가는 변호사비용은, 美日 업체 입장에서는 '아니면 말고 일단 걸자' 로 생각할 수 있는 규모지만 국내 업체들은 회사 명운이 달린 수준이라는 점. (코오롱, 우노앤컴퍼니 등) 그리고 소송은 대부분 내수규모가 큰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일단 핸디캡을 안고 가는 것이다. 어짜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화섬업계가, 아니 우리나라가 Follower에서 real Global Player로 가기 위해서는 언젠가 한 번 거쳐야 할 일이라는 것. Global Standard Rule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맞닥드려야할 숙명이랄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데 그 위에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오산. 이겨내야한다.
추가로 재밌는 점은, 도레이조차 1940년대에 듀퐁과 나일론 관련 소송을 겪었다는 것. 그당시 정황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로벌 2위 도레이조차 1위의 견제를 받고 이겨내며 현재 와 같은 시장지위를 획득했다는 사실이고 2) 1940년대에 특허소송을 진행한 미국과 일본 / 2010년대에 특허를 무시하는 중국의 극명한 대비도 재밌게 느껴짐.
3. 중진국형 산업
최근에 치전생 친구로부터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는데, 치아를 통한 부검기술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탑 수준이라는 것. 그 친구의 설명은 의학 수준은 선진국인데 vs 시신은 후진국형 - 자살, 참사 등 - 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납득이 가는 설명이다. 그리고 순간 떠오른 기업은 고려아연.
고려아연 그룹은 현재 글로벌 탑 비철금속 제련업체이고, 특히 단일공장 규모로는 최대로 알 고 있다. (정유화학단지도 단일규모로는 세계최대로 알고 있음) 고려아연이 엄청난 기술발전을 이뤄온 건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나, 산업의 행태는 분명 전형적인 중진국형임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제련업계가 점점 설비폐쇄 및 아예 아웃되는 추세인데, 제련업이 유발하는 환경문제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처럼 산업화를 이뤄냈으나 환경문제나 국민들의 인식수준은 여전히 그에 따라오지 못 하는 중진국 문제를 겪고 있다. -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고려아연은 글로벌 탑 제련업체로 환경오염을 완전히 제거한 수준의 청정기업이기에 사실 환경문제로 폐쇄될 일은 절대 없는 기업이다. 다만 산업의 특성이 그렇다는 것 -
그렇다면 중진국형 산업에 대한 Judgement는? Positive. 환경문제에 대한 극도의 민감한 반응은 사실 유럽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미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 환경문제에 대해 크고작음을 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굳이 그렇게 해가면서라도 개미를 잡겠다면 let them go.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럴 필요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환경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지만 다소 논쟁적일 수 있으므로 접어두지만, 쓸데없이 높은 환경규제를 적용함으로써 중진국 이하 국가들에 대한 사다리 걷어차기 행태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는 점. 환경은 좋은 명분에 불과할지도. 후진국형 마인드를 Global Standard로 올리는 작업은 시일을 두고라도 차근차근 진행되어야겠지만, 선진국도 안 하는 환경규제를 먼저 시행한다던가 (MB의 오버) 하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4. 한국과 일본의 차이
S전이 한참 잘 나갈 때 (과거형) 일부 협력업체들은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이익이 너무 많이 나는데 이를 어떻게 숨길까?" 아니 단순히 행복한 고민이라기엔 절실하고 절박한 고민이다. 이익률이 20%를 넘는데 이를 들키면 S 등 고객사에서 어김없이 단가인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너무 잘해보이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충당금을 쌓고, 다른 사업부를 붙이고, 일부러 비용처리를 강하게 하고 이런저런 수를 동원했다. 비단 S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참 슬픈 현실이다. (참고로 애플의 이익률은 30%이상이다)
한편 일본업체와 거래하는 한 업체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관계는 똑같이 협력업체 (혹은 익숙하게 하청업체)인데, 일본업체가 거래선을 바꾼 게 아니라 수주자체를 따오지 못 해서 일감이 없어졌고, 자연스레 한국 협력업체의 일감도 없어져버렸다. 그랬더니 일본업체에서 편지 한장이 왔더랜다. "이번 일에 대해 상당히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동사와의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
이것은 정말 단면에 불과하다. So Don't be judgemental but It's the difference.
그밖에
PC 의 교체주기에 대한 기사들을 찾아보는 중. 나 스스로도 10년된 PC를 쓰고 있기에 "너무 잘 만들어서 문제"가 된 PC 판매에 대한 근거를 어디서 찾아야할지. 그 어떤 프로모션보다 윈XP 지원종료가 PC수요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OS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지만, 여전히 PC시장에 대한 고민은 더 해봐야함
http://www.tech-thoughts.net/2012/09/ios-android-pc-replacement-impact.html#.VFwD21IcS70
참고로 그 분은 스타트업 관련 일을 하셨는데, 역시 창업단계로 갈수록 범인이 아닌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Just doing Asset(and as we can see, almost all are Korean Stocks) management with Others' Money 업종은 아주 평범하고 무난하고 적당한 사람들의 비율이 매우 높아보인다.
1. 특허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Tech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반대로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에 자본주의적 가치를 부여하는 특허는 계속되는 화두일 수 밖에 없음. 최근 샤오미의 부상과 더불어 가장 핫한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이 글로벌리 팔릴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아직 중국 메이커들의 내수비중은 97%이상. 짝퉁, 산자이의 나라답게 핵심 칩기술 등에 대한 특허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고 (높은 확률로 중국정부의 비호 하에) 팔아왔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문제가 안 되었던 것.
Global Standard와는 완전히 Rule 하에 다른 중국 내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오던 회사들이, Global Standard로 Fair Play를 하면서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 여태껏 Fair Competition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1) 천문학적 특허비용과 Made in China 브랜드이미지를 벗는 데에 꽤나 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뷰가 지배적.
이 와중에 더욱 황당하게는 2) 중국 메이커들이 특허를 얼마나 침해했는지 집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퀄컴 등에서 특허료를 청구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며, 3) S는 왜 때문인지 A시리즈라는 중저가 브랜드전략으로 중국내부에서 빼앗긴 점유율을 찾아오고 싶어하고, 중국에서 경쟁을 펼침으로서 중국폰들의 글로벌 진출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 삼성이 전략적 방향성을 저렇게 삼는 걸 보니, 중국브랜드들의 특허 이슈는 의외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지.
2. 특허2
특허와 관련해서는 IT만큼 첨예한 게 화학섬유 분야. 마법같이 석유로부터 수많은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일까. 잘 모르니 패스
1조 소송으로 고생하고 있는 코오롱 / 자세힌 모르지만 여러가지로 당하고 있는 효성 등
화섬의 글로벌 메이저는 Dupont를 필두로 한 미국과 Toray를 필두로 한 일본계가 있음. 우리가 너무나 흔히 쓰고 있는 Nylon, Spandex 등은 모두 범용화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특허 소송을 치룬 제품들임. 최근에는 차세대 화섬으로 각광받는 아라미드계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셈 (코오롱이 소송 중인 품목)
지금의 듀퐁과 도레이는 너무나 견고해서 사실상 특허를 회피하거나 대충 합의하고 넘어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은 꽤나 악의적이다. 이는 모티베이션의 근간인 특허의 가치를 깔아뭉개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의 대응은 언제나 Market timing을 보고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고 경쟁사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직전에 그들은 특허소송으로 상대방을 견제한다.
시장은 혼자 이끌어나가는 것보다 둘이 경쟁하며 키워나갈 때 훨씬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OLED TV시장을 LG 혼자 이끌어나갈 수 있느냐는 지켜봐야할 숙제) Market making은 같이 하고 그 과실은 혼자 따먹고 싶은 것이다. 일례로 한국에 미드가 보급되기 전, 알음알음 불법 다운을 받고 능력있는 Volunteer들이 제작한 자막으로 미드를 보면서 미드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런 시장이 커지고 케이블과 급기야 공중파(셜록-영드지만)에서도 미드를 방송해줄 정도가 되자, 난데없이 디즈니 등이 불법 자막제작에 대해 대규모 소송을 걸었다. "미국 무인도에 떨어지면 미키마우스를 그려라. 그러면 디즈니가 당신을 찾아내 특허 침해로 잡아갈 것이다." 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디즈니는 지적재산권에 대해 Strict하지만, 아직 무르익지 않은 (혹은 건드려서 이길 자신이 없는) 중국시장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치사하다고 볼 수 밖에
아무튼 국내 화섬업계도 같은 처지를 당하고 있다. 물론 시장을 같이 만들어나가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코오롱의 경우도 설비투자 다 하고 개발 다 하고 아라미드 영업을 본격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소송의 벽에 막혀버렸다. 코오롱이 잘못 한 게 없다거나 억울하다거나 하는 얘기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이밖에도 '억울하다'싶은 케이스가 분명 국내 업계에 존재한다는 것.
소송에 들어가는 변호사비용은, 美日 업체 입장에서는 '아니면 말고 일단 걸자' 로 생각할 수 있는 규모지만 국내 업체들은 회사 명운이 달린 수준이라는 점. (코오롱, 우노앤컴퍼니 등) 그리고 소송은 대부분 내수규모가 큰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일단 핸디캡을 안고 가는 것이다. 어짜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화섬업계가, 아니 우리나라가 Follower에서 real Global Player로 가기 위해서는 언젠가 한 번 거쳐야 할 일이라는 것. Global Standard Rule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맞닥드려야할 숙명이랄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데 그 위에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오산. 이겨내야한다.
추가로 재밌는 점은, 도레이조차 1940년대에 듀퐁과 나일론 관련 소송을 겪었다는 것. 그당시 정황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로벌 2위 도레이조차 1위의 견제를 받고 이겨내며 현재 와 같은 시장지위를 획득했다는 사실이고 2) 1940년대에 특허소송을 진행한 미국과 일본 / 2010년대에 특허를 무시하는 중국의 극명한 대비도 재밌게 느껴짐.
3. 중진국형 산업
최근에 치전생 친구로부터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는데, 치아를 통한 부검기술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탑 수준이라는 것. 그 친구의 설명은 의학 수준은 선진국인데 vs 시신은 후진국형 - 자살, 참사 등 - 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납득이 가는 설명이다. 그리고 순간 떠오른 기업은 고려아연.
고려아연 그룹은 현재 글로벌 탑 비철금속 제련업체이고, 특히 단일공장 규모로는 최대로 알 고 있다. (정유화학단지도 단일규모로는 세계최대로 알고 있음) 고려아연이 엄청난 기술발전을 이뤄온 건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나, 산업의 행태는 분명 전형적인 중진국형임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제련업계가 점점 설비폐쇄 및 아예 아웃되는 추세인데, 제련업이 유발하는 환경문제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처럼 산업화를 이뤄냈으나 환경문제나 국민들의 인식수준은 여전히 그에 따라오지 못 하는 중진국 문제를 겪고 있다. -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고려아연은 글로벌 탑 제련업체로 환경오염을 완전히 제거한 수준의 청정기업이기에 사실 환경문제로 폐쇄될 일은 절대 없는 기업이다. 다만 산업의 특성이 그렇다는 것 -
그렇다면 중진국형 산업에 대한 Judgement는? Positive. 환경문제에 대한 극도의 민감한 반응은 사실 유럽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미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 환경문제에 대해 크고작음을 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굳이 그렇게 해가면서라도 개미를 잡겠다면 let them go.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럴 필요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환경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지만 다소 논쟁적일 수 있으므로 접어두지만, 쓸데없이 높은 환경규제를 적용함으로써 중진국 이하 국가들에 대한 사다리 걷어차기 행태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는 점. 환경은 좋은 명분에 불과할지도. 후진국형 마인드를 Global Standard로 올리는 작업은 시일을 두고라도 차근차근 진행되어야겠지만, 선진국도 안 하는 환경규제를 먼저 시행한다던가 (MB의 오버) 하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4. 한국과 일본의 차이
S전이 한참 잘 나갈 때 (과거형) 일부 협력업체들은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이익이 너무 많이 나는데 이를 어떻게 숨길까?" 아니 단순히 행복한 고민이라기엔 절실하고 절박한 고민이다. 이익률이 20%를 넘는데 이를 들키면 S 등 고객사에서 어김없이 단가인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너무 잘해보이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충당금을 쌓고, 다른 사업부를 붙이고, 일부러 비용처리를 강하게 하고 이런저런 수를 동원했다. 비단 S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참 슬픈 현실이다. (참고로 애플의 이익률은 30%이상이다)
한편 일본업체와 거래하는 한 업체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관계는 똑같이 협력업체 (혹은 익숙하게 하청업체)인데, 일본업체가 거래선을 바꾼 게 아니라 수주자체를 따오지 못 해서 일감이 없어졌고, 자연스레 한국 협력업체의 일감도 없어져버렸다. 그랬더니 일본업체에서 편지 한장이 왔더랜다. "이번 일에 대해 상당히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동사와의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
이것은 정말 단면에 불과하다. So Don't be judgemental but It's the difference.
그밖에
PC 의 교체주기에 대한 기사들을 찾아보는 중. 나 스스로도 10년된 PC를 쓰고 있기에 "너무 잘 만들어서 문제"가 된 PC 판매에 대한 근거를 어디서 찾아야할지. 그 어떤 프로모션보다 윈XP 지원종료가 PC수요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OS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지만, 여전히 PC시장에 대한 고민은 더 해봐야함
http://www.tech-thoughts.net/2012/09/ios-android-pc-replacement-impact.html#.VFwD21IcS70
2014년 11월 1일 토요일
IT섹터와 함께
이번주의 잡생각 정리
1. 여전히 유가의 낮은 레벨에 대한 고민 지속
가장 큰 관점의 차이는, 정상적인 레벨을 어디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 듯
유가가 너무 급격한 속도로 빠지다보니 시장 플레이어 중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뷰였음. 전에도 블로깅했듯이 유가는 단순 코모디티가 아니고 막강한 정치력을 지닌 아이템이기 때문.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했다 = 비정상적이고 인위적인 유가레벨이다. 에 근거한 뷰였는데, 다시 균형을 찾고 생각해볼 시점
즉, 수급 - 안정적인 수요와 늘어나는 공급 - 에 따라 80불대가 정상이고, 과거 3-4년을 QE 등으로 인한 상품시장의 금융버블 / 08 Shock 이후 가파른 업턴에 따른 side-effect로 본다면?
(수요 측면의 Efficiency 개선도 간과해선 안 될 부분)
우리는 현재 80불을 받아들이고 과거 100불~110불이 왜 이렇게 장기간 지속되었는지를 설명해야하는 상황.
QE가 유례없는 Anomalic monetary policy 이고, Tapering이 완료된 엊그제 시장이 "Normalization"을 외쳤듯이, 유가의 레벨다운도 "정상화"의 개념으로 봐야하는 것 아닌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함.
좋은 글인지 단순히 읽기 쉬운 글인지 모르겠지만 말그대로 quicktake로 읽어보면 좋을 듯.
http://www.bloombergview.com/quicktake/oil-prices
2. IT섹터에 대해 정말 겉핥기로나마 공부 중인데, 재밌게 배운 점 정리
1) IT는 ASP를 유지하는 게 본전인 산업
체감적으로 느끼듯이 같은 성능의 IT기기들은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 우리는 동일 가격대에서 훨씬더 좋은 스펙의 기기를 얻을 수 있음
TV - PC - 랩탑 - 핸드폰 - 그 이하 부품단 제품(대표적으로 반도체)도 여지없이 마찬가지. IT는 "자기파괴적 산업" 이라고 할 만큼 혁신속도가 빠르다는 특징 때문에 오로지 혁신만이 가격상승을 만들어낼 수 있다. IT가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흔한 코멘트와 연관되는 이야기인 듯
같은 의미에서 아이폰6가 국내출고가 78만원 받게 안 한다는 건, 아이폰의 혁신이 끝났다는 걸 가격으로 말하고 있는 사례. 물론 애플의 혁신이 끝났다는 이야기는 아님. 애플은 플랫폼 기업이고 소프트웨어에도 강하니까.
반대로 갤럭시 노트4 엣지를 글로벌리 $1000 이상으로 출시한 건 자명한 전략적 미스로 보이지만, 하드웨어적 혁신으로 인정해 줄만 한 부분. 엣지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 뒷받침된다면 차세대 폼팩터 전략으로 나쁘지 않아보인다.
2) IT의 next Key Application은 자동차인가?
PC - (노트북) - 피쳐폰 - 스마트폰 - (태블릿) 으로 이어지는 IT의 key application은 IT의 독자적인 영역이었다. IT기업들끼리 연구하고 만들고 조립하고 판매해온 비지니스. 그다음은? 또다시 IT의 독자적 영역인 웨어러블을 Key APP으로 삼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듯 (스마트워치는 기존 시계의 구매층과 완전히 갈린다고 볼 때)
IT와 타산업의 융합은 무궁무진하고 충분히 혁신적이지만, IT의 Own Territory 를 계속해서 창출해나갈 수 있다면 훨씬 더 훌륭할 것. 그런 의미에서 IT의 next Key App이 자동차라면 다소 실망스러움. 부품업체들이나 소프트웨어업체들은 모두 자동차의 전장부품 / 스마트카를 새로운 매출처로 삼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
IT: 불완전성을 내포한 빠른 혁신 <-> 자동차: 안전성과 신뢰도. 근본이 다른 두 산업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차라는 플랫폼에서 최우선시하는 밸류는 안정성이기 때문에 IT는 자동차에 종속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 - 전자식 차량의 급발진 문제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 궁극적으로는 스마트카의 해킹에 대한 불안감까지 - ->
궁극적으로는 Flexible Display는 Game Changer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 무엇으로 버티느냐가 IT 하드웨어 업계의 고민이 될 듯.
3. 삼성전자에 대해 조금씩 공부 중
최근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 그 중 재밌는 포인트는
1) 갤럭시 A시리즈의 출시. 다시 애플 따라하기 전략으로 선회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적 접근 없이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는 없는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임. 그러나 여전히 삼성의 메인 전략은 "하드웨어적 차별성"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버거울 듯. 또다시 그러나, 삼성은 기업문화적으로 소프트웨어를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돼서 저러고 있는 삼성을 응원하는 수 밖에.
2) IR스탠스의 변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언급
국내 최고의 기업답게 고자세를 유지해왔던 삼성의 시장응대법이 한결 유연해졌다는 건 주식쟁이로서는 반가운 일. 그러나 한편으론, 회초리를 때리는 부모의 힘이 약해진 걸 느끼고 슬퍼지는 아들의 마음이랄까. 아 삼성이 이렇게 친절하다니, 더이상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나봐.
(국내에서만 최고인 주제에 한없이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현차그룹은 제발 깨닫는 바가 좀 있기를)
3) TV쪽 사업부의 향후 전략과 관해 재밌는 표현이 있었다. "시장이 열려야 들어간다"
OLED니 커브드UHD니 퀀텀닷이니, LCD 이후의 차세대 마케팅 포인트에 대해 묻자,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한 말. OLED는 이야기가 나온지 10년이 됐는데 아직도 시장이 안 열렸다, 반면 UHD는 2년만에 시장이 빠르게 개화하지 않았나
전형적인 삼성의 마인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재밌게 느낌. "시장을 만든다" 가 아니라 시장이 있으면 "(아주 빠르게)" 들어간다. OLED가 기술적 난제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재밌는 포인트임.
4) 전자가 삼성계열사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보니, 잘 안 풀리는 계열사의 사장으로 전자 출신을 보내어 회사를 바꾸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 마인드셋으로 완전히 다른 업종을 억지로 바꾸려다가 회사의 정체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칩마운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테크윈의 경우가 대표적이고, 또 다른 회사가 있을지도.
4. 디지털과 아날로그
3일전, 구글에서 드디어 조립폰 프로젝트인 "ARA"의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신호적으로 디지털은 단절성, 아날로그는 연속성이다. 디지털은 단절성을 바탕으로 결국 조립 시스템으로 간다. 반면 아날로그는 반복과 숙련의 싸움인 것.
디지털은 수많은 제품을 모듈화시키고 조립이 가능하게 만든다. TV와 핸드폰부품 모두 마찬가지. 그 말은? 누구든 따라 만들기 쉬워졌다는 것. 과거 진공관TV를 만드는 과정보다 LCD TV를 만드는 게 더 하이테크이지만 더 단순하다.
TV시장은 이미 중국에 먹혔고, 핸드폰도 서서히 먹혀가고 있다. 중국이 따라오지 못 하는 차별화 포인트는 1) TV쪽의 OLED 분야 2) 핸드폰의 AP칩 제조 라고 생각되는 데
둘다 아날로그적 기술임은 우연이 아니다. OLED 소재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유기물 배합으로 이루어지고, OLED는 이 유기물을 컨트롤 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AP칩은 설계능력을 가진 기술자의 창의성이 핵심.
이러한 점에서 OLED를 연구하는 디스플레이 종사자들과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에게 힘을.
5. 바보들을 걸러내고 있는 주식시장
지인과 이야기하다 서로 공감한 부분인데, 현재 주식시장은 똑똑한 사람이 돈을 벌기 힘든 시장이다. 실적 발표에 따른 급등락이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단순히 시장이 얇은 게 아니라 바보들이 무지를 격하게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분기 실적을 트래킹하고 어떠한 경로로든 내부 정보를 미리 듣고 싶어하는, 아이디어 없이 시장에 편승하려던 플레이어들을 꾸짖는 과정이라는 생각이다. 시장은 더 효율적이고 똑똑해지는 과정이고, 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 있는 페어플레이가 이제 점차 자리 잡아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어떤 의미에서는 준강형 효율적 시장이 아니었을지. 원뜻대로 "자본시장이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즉각 반영시켜서"가 아니라, 비공개 정보가 일부에게 공개되어 시장에 반영되고 있었던 시장일 거라는 게 내 추측이다. 분명히 페어플레이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짐작.
다만 매우 안타까운 점은, 바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어쩌면 지나치게) 똑똑한 플레이어들도 같이 다치고 있다는 점. 하지만 지금 시장은 과도기적인 상태라고 보고, 이제는 페어플레이 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똑똑이들의 시대가 올거라는 생각임
그 밖에 재밌었던 이야기, 단상들
국내기업들의 현금보유 선호도는 IMF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
경쟁력은 경쟁을 통해 생긴다. - 썰전 강용석. 당연한 말이지만 와닿는 말. 단통법-
아이디어를 어떻게든 짜내려고 하지만, TIme-series Data에 약해서 근거있는 주장을 하기 힘들다는 한계를 절실히 느끼는 중. 나이 탓하지 말고 더 공부할 때
많은 천재들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재밌는 글귀
Two high-profile accidents in the aerospace industry have reminded us of something too often forgotten in this age. Technology is hard.
http://www.bloomberg.com/news/2014-10-31/two-spacecraft-down-gravity-has-never-let-us-off-easily.html
1. 여전히 유가의 낮은 레벨에 대한 고민 지속
가장 큰 관점의 차이는, 정상적인 레벨을 어디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 듯
유가가 너무 급격한 속도로 빠지다보니 시장 플레이어 중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뷰였음. 전에도 블로깅했듯이 유가는 단순 코모디티가 아니고 막강한 정치력을 지닌 아이템이기 때문.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했다 = 비정상적이고 인위적인 유가레벨이다. 에 근거한 뷰였는데, 다시 균형을 찾고 생각해볼 시점
즉, 수급 - 안정적인 수요와 늘어나는 공급 - 에 따라 80불대가 정상이고, 과거 3-4년을 QE 등으로 인한 상품시장의 금융버블 / 08 Shock 이후 가파른 업턴에 따른 side-effect로 본다면?
(수요 측면의 Efficiency 개선도 간과해선 안 될 부분)
우리는 현재 80불을 받아들이고 과거 100불~110불이 왜 이렇게 장기간 지속되었는지를 설명해야하는 상황.
QE가 유례없는 Anomalic monetary policy 이고, Tapering이 완료된 엊그제 시장이 "Normalization"을 외쳤듯이, 유가의 레벨다운도 "정상화"의 개념으로 봐야하는 것 아닌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함.
좋은 글인지 단순히 읽기 쉬운 글인지 모르겠지만 말그대로 quicktake로 읽어보면 좋을 듯.
http://www.bloombergview.com/quicktake/oil-prices
2. IT섹터에 대해 정말 겉핥기로나마 공부 중인데, 재밌게 배운 점 정리
1) IT는 ASP를 유지하는 게 본전인 산업
체감적으로 느끼듯이 같은 성능의 IT기기들은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 우리는 동일 가격대에서 훨씬더 좋은 스펙의 기기를 얻을 수 있음
TV - PC - 랩탑 - 핸드폰 - 그 이하 부품단 제품(대표적으로 반도체)도 여지없이 마찬가지. IT는 "자기파괴적 산업" 이라고 할 만큼 혁신속도가 빠르다는 특징 때문에 오로지 혁신만이 가격상승을 만들어낼 수 있다. IT가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흔한 코멘트와 연관되는 이야기인 듯
같은 의미에서 아이폰6가 국내출고가 78만원 받게 안 한다는 건, 아이폰의 혁신이 끝났다는 걸 가격으로 말하고 있는 사례. 물론 애플의 혁신이 끝났다는 이야기는 아님. 애플은 플랫폼 기업이고 소프트웨어에도 강하니까.
반대로 갤럭시 노트4 엣지를 글로벌리 $1000 이상으로 출시한 건 자명한 전략적 미스로 보이지만, 하드웨어적 혁신으로 인정해 줄만 한 부분. 엣지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 뒷받침된다면 차세대 폼팩터 전략으로 나쁘지 않아보인다.
2) IT의 next Key Application은 자동차인가?
PC - (노트북) - 피쳐폰 - 스마트폰 - (태블릿) 으로 이어지는 IT의 key application은 IT의 독자적인 영역이었다. IT기업들끼리 연구하고 만들고 조립하고 판매해온 비지니스. 그다음은? 또다시 IT의 독자적 영역인 웨어러블을 Key APP으로 삼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듯 (스마트워치는 기존 시계의 구매층과 완전히 갈린다고 볼 때)
IT와 타산업의 융합은 무궁무진하고 충분히 혁신적이지만, IT의 Own Territory 를 계속해서 창출해나갈 수 있다면 훨씬 더 훌륭할 것. 그런 의미에서 IT의 next Key App이 자동차라면 다소 실망스러움. 부품업체들이나 소프트웨어업체들은 모두 자동차의 전장부품 / 스마트카를 새로운 매출처로 삼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
IT: 불완전성을 내포한 빠른 혁신 <-> 자동차: 안전성과 신뢰도. 근본이 다른 두 산업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차라는 플랫폼에서 최우선시하는 밸류는 안정성이기 때문에 IT는 자동차에 종속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 - 전자식 차량의 급발진 문제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 궁극적으로는 스마트카의 해킹에 대한 불안감까지 - ->
궁극적으로는 Flexible Display는 Game Changer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 무엇으로 버티느냐가 IT 하드웨어 업계의 고민이 될 듯.
3. 삼성전자에 대해 조금씩 공부 중
최근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 그 중 재밌는 포인트는
1) 갤럭시 A시리즈의 출시. 다시 애플 따라하기 전략으로 선회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적 접근 없이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는 없는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임. 그러나 여전히 삼성의 메인 전략은 "하드웨어적 차별성"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버거울 듯. 또다시 그러나, 삼성은 기업문화적으로 소프트웨어를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돼서 저러고 있는 삼성을 응원하는 수 밖에.
2) IR스탠스의 변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언급
국내 최고의 기업답게 고자세를 유지해왔던 삼성의 시장응대법이 한결 유연해졌다는 건 주식쟁이로서는 반가운 일. 그러나 한편으론, 회초리를 때리는 부모의 힘이 약해진 걸 느끼고 슬퍼지는 아들의 마음이랄까. 아 삼성이 이렇게 친절하다니, 더이상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나봐.
(국내에서만 최고인 주제에 한없이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현차그룹은 제발 깨닫는 바가 좀 있기를)
3) TV쪽 사업부의 향후 전략과 관해 재밌는 표현이 있었다. "시장이 열려야 들어간다"
OLED니 커브드UHD니 퀀텀닷이니, LCD 이후의 차세대 마케팅 포인트에 대해 묻자,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한 말. OLED는 이야기가 나온지 10년이 됐는데 아직도 시장이 안 열렸다, 반면 UHD는 2년만에 시장이 빠르게 개화하지 않았나
전형적인 삼성의 마인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재밌게 느낌. "시장을 만든다" 가 아니라 시장이 있으면 "(아주 빠르게)" 들어간다. OLED가 기술적 난제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재밌는 포인트임.
4) 전자가 삼성계열사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보니, 잘 안 풀리는 계열사의 사장으로 전자 출신을 보내어 회사를 바꾸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 마인드셋으로 완전히 다른 업종을 억지로 바꾸려다가 회사의 정체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칩마운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테크윈의 경우가 대표적이고, 또 다른 회사가 있을지도.
4. 디지털과 아날로그
3일전, 구글에서 드디어 조립폰 프로젝트인 "ARA"의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신호적으로 디지털은 단절성, 아날로그는 연속성이다. 디지털은 단절성을 바탕으로 결국 조립 시스템으로 간다. 반면 아날로그는 반복과 숙련의 싸움인 것.
디지털은 수많은 제품을 모듈화시키고 조립이 가능하게 만든다. TV와 핸드폰부품 모두 마찬가지. 그 말은? 누구든 따라 만들기 쉬워졌다는 것. 과거 진공관TV를 만드는 과정보다 LCD TV를 만드는 게 더 하이테크이지만 더 단순하다.
TV시장은 이미 중국에 먹혔고, 핸드폰도 서서히 먹혀가고 있다. 중국이 따라오지 못 하는 차별화 포인트는 1) TV쪽의 OLED 분야 2) 핸드폰의 AP칩 제조 라고 생각되는 데
둘다 아날로그적 기술임은 우연이 아니다. OLED 소재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유기물 배합으로 이루어지고, OLED는 이 유기물을 컨트롤 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AP칩은 설계능력을 가진 기술자의 창의성이 핵심.
이러한 점에서 OLED를 연구하는 디스플레이 종사자들과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에게 힘을.
5. 바보들을 걸러내고 있는 주식시장
지인과 이야기하다 서로 공감한 부분인데, 현재 주식시장은 똑똑한 사람이 돈을 벌기 힘든 시장이다. 실적 발표에 따른 급등락이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단순히 시장이 얇은 게 아니라 바보들이 무지를 격하게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분기 실적을 트래킹하고 어떠한 경로로든 내부 정보를 미리 듣고 싶어하는, 아이디어 없이 시장에 편승하려던 플레이어들을 꾸짖는 과정이라는 생각이다. 시장은 더 효율적이고 똑똑해지는 과정이고, 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 있는 페어플레이가 이제 점차 자리 잡아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어떤 의미에서는 준강형 효율적 시장이 아니었을지. 원뜻대로 "자본시장이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즉각 반영시켜서"가 아니라, 비공개 정보가 일부에게 공개되어 시장에 반영되고 있었던 시장일 거라는 게 내 추측이다. 분명히 페어플레이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짐작.
다만 매우 안타까운 점은, 바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어쩌면 지나치게) 똑똑한 플레이어들도 같이 다치고 있다는 점. 하지만 지금 시장은 과도기적인 상태라고 보고, 이제는 페어플레이 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똑똑이들의 시대가 올거라는 생각임
그 밖에 재밌었던 이야기, 단상들
국내기업들의 현금보유 선호도는 IMF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
경쟁력은 경쟁을 통해 생긴다. - 썰전 강용석. 당연한 말이지만 와닿는 말. 단통법-
아이디어를 어떻게든 짜내려고 하지만, TIme-series Data에 약해서 근거있는 주장을 하기 힘들다는 한계를 절실히 느끼는 중. 나이 탓하지 말고 더 공부할 때
많은 천재들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재밌는 글귀
Two high-profile accidents in the aerospace industry have reminded us of something too often forgotten in this age. Technology is hard.
http://www.bloomberg.com/news/2014-10-31/two-spacecraft-down-gravity-has-never-let-us-off-easil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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